중년 여성의 불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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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의 불안함
  • 한북신문
  • 승인 2020.03.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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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

 

영화 ‘클로이’에서 잘 나가는 산부인과 의사 캐서린은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면서도 그에게 말 하지 못하고 남편이 바람기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사람을 사서 그를 유혹한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면서도 그가 바람피우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에게 어떤 노력도 못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히려 남편에게 여자를 붙여서 바람을 피우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것은 마치 함정을 파 놓고 동물을 유인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그녀는 왜 그런 행동을 할까?

남편이 외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남편이 왜 자신을 의심하면서 직접 묻지 않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녀가 남편에게 이런 고백을 한다.

“한 편으로는 당신을 의심하고 한 편으로는 당신을 더 갈망하게 되었어요. 당신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멋있어지잖아. 늘어가는 은발과 주름마저도 해가 갈수록 아름다워지는 당신한테 차츰 외면 받는 것 같아 괴로웠어. 존재감도 없고 너무 늙고 초라한 내가 싫었어. 하루 세 번씩 사랑을 나누다가 한 주에 한 번이 되고 아이가 태어난 후 우린 부모가 됐고 어느새 친구로 변했지. 이젠 연인이 되려 해도 방법을 모르겠더라고.”

남편이 묻는다.

“왜 나를 만지지 않았어? 왜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어?”

부인이 대답한다.

“여보, 내가 너무 변해서 난 자신이 없었어. 마음은 열아홉인데, 거울을 보면 당신을 유혹도 못 하는 초라한 여자가 서 있는 거야. 여보, 미안해, 당신을 못 믿어서. 사랑해.”

경제적으로 잘 나가는 산부인과 의사이면서 외모도 매력적이고 뉴욕에서 성공해서 신문에 인터뷰한 기사까지 병원 벽에 붙어있는 그녀가, 왜 자신의 남편에게는 그렇게 자신이 없을까? 남편은 음대 교수이고 아들도 피아노로 성공시킨 그녀,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그녀가 왜 그렇게 남편에게 자신이 없었을까?

캐서린은 남편에게 고백한 후, 남편과 사랑을 회복했다. 중년의 여자들이 왜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그렇게 자신이 없을까? 왜 남편이 바람피울까 봐 전전긍긍할까? 왜 그렇게 성적 자존감이 낮을까?

중년의 여자들이 얼마나 아름다운데 그리고 얼마나 멋있는데 얼마나 현명한데 왜 남편에게 그렇게 자신이 없는 걸까? 젊은 여자에게 왜 밀린다고 생각을 할까? 내가 아는 한 절대로 중년의 여자는 젊은 여자와 경쟁해서 질 이유가 없다. 그러니 중년의 여성들이여, 자신감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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