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送舊迎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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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
  • 관리자
  • 승인 2020.02.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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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규 논설위원·여행작가
그동안 우리는 남북관계 및 북한 비핵화를 주도한다며 미북 대화를 중재해왔지만 실제로는 우리와 상관없이 북한의 더 강력한 도발을 불러왔다. 그것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우리 일을 미국 등 강국에 의존하고 도발 자제를 평화가 온 걸로 착각해 이를 방관한 결과이다. 김정은이 신년 전원회의 보고문에서 남한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2018년 평창 올림픽과 2019년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남한 정부의 도움을 받아 미북담판으로 제제완화를 얻으려는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회담결렬로 아무것도 얻지 못한 북한으로선 지금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힘 못쓰는 남한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1882년 임오군란 때 민비가 불러들인 청군은 청일전쟁까지 10년 넘게 조선에 주둔했다. 위안스카이가 왕을 무시하고 조선 내정을 간섭하자 조정은 민비 일파의 사대당과 청의 간섭을 배제하려는 개화당으로 나뉘었다. 이 기간에 조선은 조·청 변계회담 때 토문강의 해석차로 간도뿐만 아니라 백두산 일대의 영토마저 빼앗길 처지에 있었다.

그런데 당시 조선에는 이중하 토문 감계사가 있었다. 그는 조·청 변계회담 때 청군의 위협에도 겁먹지 않고 당당히 내 목을 내놓을 지언정 나라땅은 한치도 내놓을 수 없다는 굳센 기개로 우리 영토를 지켜냈다. 그런데 이같은 기개와 자주정신을 상실하고 지금 중국에 대한 두려움과 비루한 사대주의가 다시 고개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김정은과 시진핑의 사드와 중거리 미사일의 배치 반대 발언을 여러 번 듣고도 한한령 해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는 똑같은 패턴을 반복해 왔다.
 
지금 중동에는 미국과 이란 간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를 기회로 북한이 강력한 도발을 해온다면 어떻게 대처하려는지 걱정스럽다.
 
이 상황에서 조선말 일본과 수교 후 민비 일파의 친중·친러 사대주의 정책으로의 전환이 을미사변의 화를 가져온 것을 되새겨보고 경자년 새해에는 한미동맹의 토대에서 우리가 추진하는 친중, 친북 정책이 동맹인 미국에 의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신중히 판단하여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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