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저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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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저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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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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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NASA는 작년 11월 미국의 우주 탐사선 여행자란 뜻을 가진 보이저2가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보내온 자료를 올해 11월에 처음으로 공개하였다.
보이저2호는 19778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발사되어, 태양계 행성들을 거쳐 2018115일 태양계 바깥의 성간우주인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 진입했다. 태양은 사방으로 전기를 띤 입자를 뿜어내고 있으며, 이 모습이 마치 태양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것과 같다고 해서 태양풍으로도 불린다.

태양풍이 뻗어 나가다가 멈추는 곳이 바로 인터스텔라이다. NASA 과학자들은 보이저2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관측한 태양계의 끝은 좁은 타원형으로 뭉툭한 탄환과 같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보이저 1호는 보이저 2호보다 보다 늦은 197795일 발사됐지만, 성간우주에는 20128월 먼저 진입했다. 먼저 발사된 보이저2호는 2년만인 1979년 목성을, 1981년에는 토성을 탐사했다.
보이저 1·2호는 시간 차를 두고 나란히 목성, 토성을 지나간 이후 서로 갈라져 다른 방향으로 진행했다. 1호는 토성을 거쳐 태양계 밖으로 향했고, 2호는 천왕성과 해왕성까지 탐사한 뒤 태양계 밖을 향했다. 인간의 우주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태양풍 미치는 범위를 넘어 먼 우주로 들어선 탐사선은 지금까지 보이저 1호와 2호 단 두 기에 불과하다.
1977년 보이저2호가 발사될 때, NASA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의 제안으로 각종 그림과 클래식 음악, 한국어를 포함한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 등을 담은 약 30cm 크기의 금제 은반 한 장의 레코드(LP) 판을 우주로 날려 보냈다. 그 목적은 우주에 지구인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었다.
레코드 판에는 우주에서 혹시 조우하게 될 외계 생명체에게 지구의 존재와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를 알리기 위해 115장의 사진과 22곡의 음악 그리고 지구의 소리가 담겼다. 칼 세이건은 우주여행을 하는 문명만이 이 음반을 틀어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당시 음반에 지구의 위치를 표시하는 바람에 외계인의 지구 침공 빌미가 된다는 논쟁까지 벌어졌다.
현재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약 220, 보이저 2호는 182떨어진 곳을 날아가고 있다. 보이저 2호가 있는 곳은 빛의 속도라고 해도 16시간 반이 걸리는 머나먼 곳이다. 비행 속도는 무려 시속 55000에 이른다.

두 탐사선의 에너지원은 모두 탐사선에 내장된 핵 물질인 플루토늄이 내는 열을 전기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보이저는 5년이 지나면 동력이 떨어져 더 이상 지구로 자료를 보내지 못하고 우주의 방랑자가 될 것이다.
보이저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직전 NASA 과학자들은 태양계 끝에서 본 지구의 모습이 어떤지 궁금하였다. 그래서 보이저호의 카메라 방향을 돌려 태양계 끝에서 지구 방향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한 장의 사진이 지구로 전송되었다. 그런데 보이저호가 보낸 사진 속엔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자세히 보니 바로 티끌 같은 점 하나가 바로 보이저호의 고향, 즉 우리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였다.
만약 우주에서 지구의 크기를 비유한다면 바닷가에서 한 알의 모래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알의 모래 같은 지구에서 인간들이 서로 영토분쟁을 하고 있는 것을 외계인들이 보면 아마 절로 웃음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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