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드론(Killer Drone)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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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드론(Killer Drone)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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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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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지난 914(현지시간) 친이란 예멘의 후티 반군이 자신들의 드론 10대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기지를 공격했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드론 한 대당 약 10002000만 원 가격인 드론 10대의 공격으로 세계 최대 규모 석유 시설이 삽시간에 불바다가 되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후티 반군이 자체 개발한 드론으로 사우디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중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예멘의 후티 반군은 외부에서 조달한 부품을 조립해 드론을 만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드론은 최고 40kg의 폭탄을 탑재하고 수백를 날아 공격할 수 있다.
이번 공격이 충격을 준 이유는 마치 공상 과학에나 나올 법한 드론에 의한 테러가 현실화 되었다는 점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이 날아와 공격할 때까지 아무 대응조치도 못한 것이다. 이제 세계는 무인 공격인 킬로 드론 공격을 걱정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더 나아가 사람의 조정이 필요 없는 킬러 드론이 등장한 것이다. 이제는 가난한 나라도 값싼 킬러 드론을 조립해, 공중을 통해 공격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드론의 특징 중의 하나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운용할 수 있다. 특히 공항 근처에서 이착륙하는 민간 여객기에 드론을 날려 충돌시키거나 드론에 폭발물을 장착하여 국가 주요시설인 공항, 원자력발전소, 원유저장시설, 123층 롯데월드타워 등에 자폭하거나 폭탄을 떨어뜨려 화재를 일으키는 방식의 공격도 가능하다.
현대전에선 하늘을 지배하는 자가 전쟁에서 승리한다. 이에 각국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스텔스 기능을 갖춘 고성능 초음속 전투기·폭격기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그런데 장난감 같던 드론이 정찰용을 넘어 공격 무기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군은 인명손실을 줄이고 작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 전쟁터에서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도 몇 년 전부터 드론을 대남 정찰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1급 국가보안시설인 고리원전 일대에서 미확인 드론 소동이 빚어진 것을 비롯해 2014년부터 서해 백령도, 파주 등지에서 북한제 드론이 발견됐다. 2017년엔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기지를 촬영한 북한의 드론이 발견되기도 했다.

우리는 북한이 전통적인 비행기를 동원한 공습작전을 대신해 저가 드론으로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전략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
군사용 드론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실전에 활용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드론은 파키스탄에 있는 비행장에서 이륙하고 있지만, 드론 조종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작전통제실에서 이뤄진다. 위성 통신을 이용해 드론과 수천떨어진 안전한 통제실에서 전자오락 하듯이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드론의 위협이 현실화 되자 드론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안티 드론(Anti Drone)’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탐지한 드론을 막는 방식은 크게 소프트 킬(Soft Kill)과 하드 킬(Hard Kill)로 나뉜다. 소프트 킬은 드론에 방해전파를 발사해 조종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이다. 저렴하면서 효율적이지만, 전파를 교란하면 드론과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다른 통신 장비도 교란된다는 단점이 있다.

GPS 등을 이용해 자율 비행하는 드론에는 무력하다는 한계가 있다. 하드 킬 방식은 직접 드론을 격추하는 방식이다. 이런 시스템은 개발과 운용에 많은 비용이 드는 게 문제이지만 드론이 떨어질 때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그러므로 폭탄을 탑재한 드론에 그물()탄을 발사해 드론을 포획한 후, 낙하산을 이용해 천천히 떨어뜨려 피해를 막는 방법도 있다.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도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른 드론 테러(Drone Terror)’를 차단하기 위해 3중 대비책을 마련했었다. 수상한 드론이 나타나면 전파 차단 기술로 무력화를 시도하고 전문 요원이 드론에 산탄총을 쏴서 격추한다. 또한 킬로 드론이 나타나면 드론이 품고 있던 그물을 날려 수상한 드론을 포획한다는 대비책을 가지고 있었다.
드론은 장차 인공지능(A.I)을 장착한 지능화 된 드론으로 변신하여 우리가 영화에서만 보던 킬로 드론 및 킬로 로봇이 인류에게 공포의 무기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향후 드론의 위협은 끊임없이 진화하지만 이에 대응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 인류가 만든 문명의 이기에 인류가 위협에 처하는 모순된 현실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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