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과 대한민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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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민과 대한민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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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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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2018919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식 방문한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능라도의 <5.1 경기장>에서 평양시민들을 상대로 7분간 연설하였다. 이전에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한 바 있었으나 이 연설은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평양시민을 상대로 직접 연설한 최초의 일대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실로 기념비적인 의의를 가진다고 여러 매체들이 앞 다투어 그 의미를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의미 있는 사건일수록 역사적 팩트는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사건이 가지는 의미가 중요하고 무거울수록 더욱 그렇다. 문제는 이 사건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평양시민들을 상대로 직접 연설한 <최초의 사건>이라는 정의이다. 사실을 짚자면 2018년의 이 사건이 <최초>는 아니었다. 평양시민을 상대로 직접 연설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따로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반격의 기회를 잡은 국군과 유엔군은 평양을 향해 고속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백선엽 국군제1사단장에게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평양만은 국군이 제일 먼저 점령하라고 특별 명령을 하달하였고 이 명령을 받은 1사단은 그야말로 초인적인 노력으로 19501011일 서부 전선의 38선 지역인 고랑포 및 개성지역을 돌파하고 1019일 제11연대와 제12연대가 동평양에 진입하고 제15연대가 본 평양을 점령함으로써 사단에 부여된 세 가지의 주요 임무인 동평양 탈환, 동평양의 2개 비행장 확보, 본평양의 배후 돌파 임무 등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102010:00를 기해 평양시를 완전 장악하게 된다.
문제는 유엔군과 미군 측이 수복한 북한지역의 행정권을 대한민국에 양도하지 않으려는 데 있었다. 이에 격분한 이승만 대통령은 1026일 원산을 방문하고 미군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1031일 평양을 방문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연도에서 태극기를 들고 환영하는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악수하며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고 시청 베란다에서 그를 만나려 운집한 수많은 평양시민들에게 직접 연설한다.
우리는 단군의 후손으로 모두 형제요, 한 핏줄이니 다시는 서로 헤어지지 맙시다. 한 덩어리로 굳게 뭉쳐서 공산당을 몰아내고 기어이 남북통일을 완수하여 우리 삼천리강토에서 영원무궁토록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힘을 합쳐서 살아갑시다.”
이것이 역사에 기록된 정확한 사실(史實)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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