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노년기
상태바
평온한 노년기
  • 관리자
  • 승인 2019.08.11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진료실에서는 자신이 늙어가는 것에 대한 불안과 상실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노화라도 우리가 삶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평온한 노년기를 보낼 수 있는 조건은 의외로 많다.
노인이 되어서는 젊은이들이 겪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현실에 더욱 충실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작은 것에 만족과 감사를 느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삶의 어려움을 겪어온 경험들로 인해 어떤 어려움에 처할 지라도 과거의 경험을 살려 그러한 상황을 재해석(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능력)할 수 있기 때문에 젊었을 때보다 심리적 균형을 유지하기가 쉽다.
그리고 설사 어쩔 수 없는 어려운 감정 상태에 직면했을 때에도, 감정에 의해 활성화된다는 편도체라는 뇌의 부분보다는, 감정의 통제와 조절에 관여하는 뇌의 부분인 전전두엽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힘든 감정을 차분하게 해결할 가능성도 높게 된다.
영국의 유명한 작가 로알드 달(Roald Dahl)은 자신의 노년기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고 한다.
평온이 따뜻한 안개처럼 찾아온다. 정말 힘든 여정은 모두 지나가고 이제 나는 세상의 모든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 대단한 뭔가를 성취하기 위한 격렬한 싸움은 이제 끝났다.’
많은 것들을 상실해 갈 수밖에 없는 노년의 시간이라도 자신의 남은 삶에 어떠한 자세로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따뜻한 안개와 같이 평온히 스며드는 노년기를 보낼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영화 인생 후르츠를 추천해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