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미군기지,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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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 미군기지,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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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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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 민중당 의정부시위원회 위원장

신효순·심미선 두 소녀가 미군 장갑차에 치여 희생된 지 17년이 지났다. 양주시 광적면 사고 현장에는 주한미군이 세웠던 추모비 대신 시민 성금으로 만든 추모비가 세워지고 평화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사고를 낸 미군들이 소속됐던 미2사단을 비롯한 경기북부지역 대다수 미군기지들은 평택으로 이전되었다.
미군부대가 없어졌다고 지난날 시민들이 겪었던 아픈 기억들까지 모두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삶의 터전을 미군에 내어주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 문화적 박탈감, 인권의 침해를 겪으면서도 불평등한 SOFA협정과 국가안보 논리에 둘러싸여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아픔은 곳곳에 상처로 남아있다.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두 소녀의 죽음을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침해될 수 없다는 존엄한 권리를 기억하는 것이며, 어떤 존재에게도 우리의 자주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우리가 효순·미선을 잊을 수 없는 이유다.
미군기지가 떠난 자리는 투기자본의 차지가 되거나, 구시대적 난개발로 망가져서는 안 된다. 얼마 전 의정부시가 광역행정타운 용도였던 금오동 캠프카일 공여지를 아파트 건립 부지로 바꾸는 계획변경안을 제출하면서도 시민의 의견 한번 묻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다.
반세기만에 되찾은 시민의 터전은 시민 스스로의 뜻이 반영된 희망의 터전으로 소중히 가꾸어져야 마땅하다. 또한 지역민들이 겪어온 지난날의 희생을 생각한다면 어렵게 되찾은 공여지는 장기적 관점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 삶의 터전을 평화롭고 자주적으로 가꾸겠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17년 전의 아픔 위에 차곡차곡 쌓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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