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의 특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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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특질
  • 관리자
  • 승인 2019.05.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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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

필자는 학생들에게 품질관리 quality control라는 것을 가르친다. 계획하고 실행하고 결과에 오류가 없는지를 검토하는 방법론이다. 자연히 핵심 단어인 퀄리티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일상에서 퀄리티 quality’는 특질, 특징 등을 의미한다. 직업은 못 속인다고 일상에서도 많이 쓰는 단어가 됐다.
퀄리티는 키케로가 만든 단어이다. 키케로는 로마시대 최고의 웅변가 정치가 철학자 그리고 뛰어난 수사학자로 알려져 있다. 키케로가 만든 단어들이 지금도 유효하게 쓰이고 있으며, 그의 명언들은 오늘날에도 틀리지 않는다. 키케로가 만든 단어 중에 퀄리티라는 말을 넣어 만든 명언이 있다. 그 명언 중 하나가 필자가 옮기고 싶은 메세지이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인지하면서 자신도 그대로 행하는 것이 바보의 독특한 특징이라고 정의하였다.
국회인사청문회는 매우 좋은 제도이다. 공직후보자의 능력과 성향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다는 측면에서 보면 꼭 있어야 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어느 정권에서건 인사청문회만 하면 여야의 대립은 물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의 삶에 희망이 아닌 절망과 패배감을 주기 때문에 좋은 제도가 반대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위장전입은 기본이고, 병역비리, 세금탈루, 부통산투기, 재산증식 의혹 그리고 개인과 가족신상에 관한 민망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새로운 공직후보자에게 기대감보다 실망감을 먼저 얻는다. 인사검증이라는 시스템이 작동한 후 보여지는 상황이라 더욱 실망스럽다.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는 푸념 섞인 한마디가 인사청문회 때마다 매번 반복되고 있다.
현정권은 촛불정신이 탄생시킨 정부이다. 이전 정권들의 비리와 부패, 비민주적 요소들, 무능, 갑질 행태를 쓸어버리고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희망을 안고 출범하였다. 그러나 현 정권이 이전 정부와 뭐가 다르지라는 답에 고개를 갸우둥하는 것이 작금의 민심이다. 이전 정권에서 하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정책의 실패는 있을 수 있고 사안에 따라 지지와 반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정부의 탄생이념인 촛불정신을 버리면 촛불정신을 이용하여 정권을 탈환하는데 성공한 그저 그런 정권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다시 민중의 고통과 슬픔을 연장시킨 정권에 불과한 것이다.
옳고 그름의 싸움이 아니고 내편 네편 싸움이 되고 말은 촛불정신이 사라진 상황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 상황에 언론도 정신 못 차리고 보수 진보로 나뉘어 상대방을 헐뜯고 심지어 가짜뉴스를 갖고 내가 맞네 네가 틀리네 하는 상대방 공격하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 뉴스도 짜증스럽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고 국민이 선택하고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고 있다. 주요 방송과 일간지들도 가히 삼류 일간지라 해도 딱히 틀리다고 할 수 없는 내용들을 쏟아내고 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형국이다.
우리가 옳고 그름보다 내편 네편으로 나뉘어 싸워 온 역사는 사실 어제 오늘이 아니다. 키케로가 말한 바보의 특질을 교훈 삶는 사회로 성숙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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