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북·미 비핵화 회담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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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북·미 비핵화 회담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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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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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규 논설위원·여행작가

지난 228일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의 비핵화 회담이 결렬 되었다. 이것은 북·미정상 간에 비핵화 개념조차 합의 안된데다 태영호 전 공사가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만 봐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부가 이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남북정상 회담과 북·미 회담의 성사를 위해 탈북자의 북에 대한 비판을 자제시키고 모든 정보를 철저히 외면했기 때문이다.
·미정상 회담의 결렬은 곧 북한 비핵화의 실패를 뜻한다. 김정은은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한 결과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빼앗긴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북한을 종신 통치할 그로서는 굳이 핵을 포기해 가면서 최고 존엄의 지위를 잃을 필요가 없었고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피해가며 회담 의제를 미공개하고 회담 당일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려 했다.
반면 정부가 시간이 없다고 한 김정은의 말뜻을 파악하고 트럼프대통령과 협력해 북한을 압박했으면 비핵화에 진전을 가져왔을 것이다.
2017년 말, 미국에 의한 UN의 대북 경제 제제가 효과를 거두기 시작하자 북한은 평창 올림픽을 이용해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정부에 전달했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므로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그 결과 궁지에 몰렸던 북한은 2차례 회담을 통해 단계적 비핵화라는 전술로 핵을 폐기하는 척하면서 연 10억 달러(1조원)를 벌던 석탄 등 광물 수출을 금지한 UN의 대북 경제제제를 허물려 했다. 하지만 회담의 결렬로 원점으로 돌아갔고 우리는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함께 한미동맹의 약화로 인한 안보 불안을 떠안게 되었다.
정부와 청와대가 미국의 완전한 핵 폐기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개념과 입장을 전혀 모르고 운동권적 사고방식 즉, 자신들만이 도덕적이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독선적인 사고방식으로 북핵은 우리가 아니라 북·미간의 문제라며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추진한 비핵화 회담의 실패는 정부의 외교력과 정보와 전략의 부재를 보여준다.
북한이 핵을 개발한 목적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갖고 미국과 담판하여 미군 철수, 김정은 체제의 영구 집권 보장, 그리고 북남통일을 위한 것인데도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때 북측에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을 폐기하라. 그러지 않으면 우리도 핵을 만들겠다고 단호히 대처하지 못하였다.
이처럼 비핵화에 대한 전략과 대책도 없이 북한에 대해 시종 저자세로 일관하며 회담만 중개한 결과 지금 정부는 미국의 의심을 받고 북한으로부터는 미국동맹의 player라는 말을 듣는 등 사면초가의 위기에서 또다시 김정은의 벼랑 끝 전술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우리는 이번 회담을 보고 김정은이 체제 유지를 위해 비핵화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에 대한 헛된 기대와 몽상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북핵의 현실을 똑바로 보고 더 이상 구태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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