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일본이라는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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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일본이라는 나라는?
  • 관리자
  • 승인 2019.03.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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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우리 민족에게 일본이라 하면 우선 떠오르는게 무엇일까?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도 트랜지스터와 소니 그리고 6.25동란 덕에 경제를 부흥시켜 일찌감치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나라, 우리에게 미움과 증오 그러면서도 지정학적 자리매김 때문에 애증으로 얽혀져 있어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필연적 관계에 놓여 있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입헌군주제로 인구는 우리보다 3배 정도 많고 면적은 4배 정도 넓으며, 태평양과 마주하는 섬나라이다. 조선보다 남서방향으로 길게 펼쳐진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좋든 싫든 서구 세력과의 접촉이 훨씬 빨랐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서구 문물에 대한 관심도 다른 어떤 아시아 국가들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접할 수 있었다. 게다가 개방시기인 1860년대는 무진전쟁 등 일본의 분열이 극에 달해서 서구 열강이 개입하여 분열을 조장했다면 일본의 근대화는 까마득했을 것인데, 하필(?)이면 미국, 영국 등 주요 서구 열강들이 모두 남북전쟁이나 아편전쟁 등 자국의 정세변화 때문에 제대로 침략의 손아귀를 뻗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일본에게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천금의 시기가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가 일본사회를 생각할 때 우선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체로 비슷하다. 정직하고 예의바르며 근면한 민족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가 하면, 이중적이고 배타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집단주의 문화를 갖고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상존한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나라이지만 때로는 뭔가 멸시의 나라로 인식되기도 한다.
또한 세계인의 시각에서 일본의 민족성을 얘기할 때 흔히 루스 베내딕트(Ruth Benedict)국화와 칼을 든다. 일본인 특유의 모순적 성격, 즉 공격적인 동시에 수동적이고, 호전적인 동시에 심미적이며, 또한 남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신경과민이 돼 있으면서 타인의 눈이 미치지 않으면 쉽게 범죄의 유혹에 빠져든다는 인식이다. 또한, 일본인들은 우리의 유교문화와 달리 죄의식이나 악에 대한 의식이 결여된 대신 수치심을 못참는 좀 의아한 문화체계를 가지고 있다 한다. 위안부 문제나 독도문제 등 한일의 현안과제들이 쉽게 해결될 수 없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본열도가 40년안에 침몰하게 되어 12천만 인구가 최후를 맞을 거라는 일본침몰영화. 영화로 끝나면 다행(?)이겠지만 동경대 다찌바나 교수나 미국의 예언가인 에드가 케이시는 실제로 일본침몰을 예언하고 나섰고, 존 티토는 머지 않은 미래에 일본이 한국의 식민지가 될거라는 예언을 한 바 있기도 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과 일본의 2000년 역사가 소통과 대결의 역사이긴 하지만 일본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좋지는 않다고 본다.
한중일 경제공동체가 합쳐지면 EU와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최대 경제공동체를 만들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운명적 이웃이므로 일대일이 아닌 글로벌 환경차원에서는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함께 상호협력하는 관계가 양국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1946년에 좌우가 각각 별도로 진행했던 3.1절 기념식을 통일한국이 함께 치룰 때 선조들의 3.1운동도 비로소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릴 수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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