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20살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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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20살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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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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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당신의 결혼식에 갔었어요(I went to your wedding)’는 이제는 고인이 된 가수 패티 페이지(Patti Page)가 불러 세계적인 히트곡이 되었던 노래다.

애절한 멜로디만큼 애절한 가사에는 사연이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던 한 병사가 임무를 마치고 귀국하여 자신의 약혼자가 자신이 전사한 줄 알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슬픔과 아픔을 겨우 억누르고 그 결혼식에 몰래 갔었다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노래이다.

국어로 번역된 가사는 다음과 같다

올갠이 연주될 때 가여운 내 마음은 내게 말했죠. 네 꿈, 너의 꿈은 이제 다 끝난 거야! 당신은 미소를 지으며 걸어 들어 왔죠, 아아 아름다운 그 모습! 나는 한숨지으며 잘 가하고 속삭였어요, 내 행복이여 잘 가

워싱턴의 한국전쟁 기념물은 추위와 허기를 견디며 마치 폐허 같은 전쟁터를 걷는 군인의 모습으로 조성되어 있다.

미국이 이기지 못한 최초의 전쟁, 570만 명이 참전하여 32933명이 전사, 실종되고 103284명이 부상당한 이 전쟁을 미국인들은 잊혀진 전쟁이라고 부른다.

기억하기 싫은 전쟁이라는 의미이다. 2011726일 오바마 대통령이 비로소 한국전쟁 기념일을 지정, 선포하며 한반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숨진 모든 이에게 한없는 감사를 표한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대한민국을 반세기 동안 강하고 번영한 나라로 만들었다고 치하했을 때 이국 땅 한반도에서 죽고 다친 그들 20살 젊은이들은 이미 70이 넘은 후였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는 한국공원이 있다.

터키 건국 50주년을 기념하여 조성한 이 작은 공원에는 가운데에 석가탑을 이미지화한 기념물이 있고 그 아래 한국에서 가져온 터키 전사자 임시 무덤의 흙이 돌 상자에 안치되어 있다.

그리고 그 주위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756명의 터키군 병사의 이름을 새긴 석판이 있다.

위치도, 누가 사는 지도 모르고, 단지 자유를 지키라는 명령 하나로 참전하여 장렬히 전사한 그들의 이름 옆에는 전사할 당시의 나이가 기록되어 있었다.

모두가 19, 20, 21! 나는 그 석판을 쓰다듬으며 울었다.

그들의 젊음! 그들의 부모! 그들의 애인! 그들의 그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희생! 시간은 흐른다. 역사도 흐른다.
멈추지 않고 머물지 않는다.

그러나 소멸되지 않고 잊혀지지도 않는다.

그 기억들은 우리의 삶에 새겨지고 우리의 뜰 안에 고스란히 쌓여 저장된다.

평창올림픽도 그 역사의 한 흐름 안에 있다.

테르모필레 전투장에는 백만의 페르시아 침공군과 맞서 싸워 장렬히 전사한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를 기리는 기념비가 서있다.

나그네여! 라케다이몬에 가서 전하라. 조국의 명령을 지킨 자들이 여기에 누워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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