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非婚), 문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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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非婚), 문화인가
  • 관리자
  • 승인 2018.01.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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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지난해 연말에 네이버 검색 신조어 1위는 졸혼(卒婚)이었다고 한다. 부부가 법적인 혼인관계는 유지하면서도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이와 관련된 또 다른 신조어인 비혼(非婚)8위에 올랐다고 한다. 미혼(未婚)결혼을 못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깔려 있음에 비하여 비혼은 못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음이다. 또한 독신은 미혼과 비교할 때 혼자임을 강조하는 단어이다. 빅데이터 회사인 다음소프트에 의하면 SNS상에서 비혼의 언급량은 20112000여건 수준에서 2015년말에는 그 11배인 22000여건 그리고 2016년말 에는 무려 3만 건을 돌파했다고 한다.

비혼은 1970년대 출생한 여성이 30대가 되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남녀평등, 여성상위시대 등의 사회적 배경위에 학력 상승, 해외여행도 거림낌 없이 해보고 90년대 말 경제위기를 경험하면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해서부터이다. 거기에다 커리어우먼, 고위공직 진출, 골드미스라는 시대변화 용어의 등장과 함께 더욱 심화되었고 더하여 높은 집값, 결혼비용, 육아문제 등 어쩔 수 없이 결혼을 못하는 비자발적 비혼이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20~40대 미혼남녀 1325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남성의 74.3%, 여성의 92%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답하여 이제 결혼은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으로 빠르게 인식돼가는 있는 경향이다. 문제는 결혼가정의 출산율 자체가 1.17로 낮은데다 이런 상황에서 비혼이 증가하면 향후 국가차원의 인구문제는 엄청난 리스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절대적 인구부족도 문제이지만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하여 인구모형이 가분수형태로 불안한 구조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혼이야말로 개인적 차원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지 몰라도 국가적 입장에서는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비혼의 이유는 전술한 바와 같이 1970년대 출생 여성들의 페미니스트적 사고에 의해 시발되었지만 그 보다는 경제적 여건이나 육아문제 또는 결혼제도의 부담 등으로 인한 현실적 문제의 비자발적 비혼이 훨씬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 중에서도 페미니스트적 사고에 현실적 어려움이 가중된 여성들의 문제, 즉 출산, 육아, 퇴사, 경력단절, 재취업, 자녀결혼, 황혼육아로 이어지는 이른바 맘고리즘구조상의 문제해결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 리서치 전문기업이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응답은 61.8%에 달했으며, 비혼이 증가하는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 제일 많았고, 이어서 자녀 양육’ ‘주거비용’ ‘결혼비용등으로 대부분 경제적 부담에 관한 항목이었다고 한다.

비혼은 새로 만들어지는 문화가 아니어야 한다. 결혼이 지당한 인생수순이고 기혼만이 성공과 행복의 표식이었던 문화를 되찾아 와야 한다. 내 자신만의 취미, 라이프스타일 등 개인적 가치추구보다 결혼과 가정구성이 인류사회 유지의 근간이라는 신념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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