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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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대학
  • 관리자
  • 승인 2018.01.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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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신한대학교 교수

엎드려 자는데 당최 깨울 자신이 없다. 이불을 덮어주고 싶을 정도로 안타깝다. 의자에 앉자마자 자기를 작정하는데야 개그 아니라 뭐를 한들 소용이 있을까? 알듯말듯한 강의는 차라리 자장가다.

필자는 경기도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꿈의 대학’ 강좌를 개설하여 한 학기를 강의하였다. 고등학생들과 만나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물론 우리대학을 방문한 고교생을 상대로 강의를 잠깐 해본적은 있지만 강의 계획을 세우고 한학기를 강의한 것은 처음이다.

‘꿈의 대학’의 목적을 핵심키워드로 보면 4차 산업, 진로 적성, 진학 패러다임 변화, 상상력, 창의력, 교육경험 확대를 통한 융합사고, 목표는 자기주도적 활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목적이나 목표에 맞게 ‘꿈의 대학’이 운영되기에는 ‘꿈의 대학’을 실현하지 못하게 하는 실질적 압력이 너무 크다.

첫째가 학생들의 참여목적이 본래의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스토리 한 칸을 채우거나, 대입면접시 이력용이다. 목적을 흐리는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하다.

둘째가 이동과 공간과 시간에 관한 문제이고, 셋째가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교육비 관련 재정적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과 고교 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위한 교육청의 지원 및 관리체계가 더 세밀하게 확립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국가차원에서도 검토하여 고교학점제 등과 연계하여 실시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틴에이저’라는 말은 1900년대 초에 생겼다고 한다. 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언론에서도 거의 쓰이지 않았다고 한다.

독자들께서 알다시피 ‘틴에이저’는 10대 청소년 집단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13세에서 19세까지이다. 기성세대들은 이들을 교육적 측면에서만 볼려 하지만 이들은 상업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집단이다. 즐겨 듣는 음악, 의류, 먹거리, 스마트폰 앱 등, 사회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는 집단이다.

왕따, 폭력 등의 비행은 에너지가 넘치는 10대들을 일률적으로 공부안에만 가두려니 생겨나는 일종의 부작용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나타나는 사회교육적 이슈인 대학수능시험이 문제의 절정에 있다. 새로운 정부나 교육감이 선출될 때마다 나름 새로운 교육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정책 최고의 문제는 5년도 못가서 정책이 바뀐다는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결과에 치중하면서 과정이 무시되고 교육 국가 경쟁력은 대학 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초·중·고 교육에서 지나치게 경쟁을 강요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국 전문가가 한국의 교육정책은 ‘크레이지’하다는 평을 한 사례도 있다. 의무교육을 하는 중학교 단계에서 국제 중학교 같은 특성화 교육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단다. 묘하게도 당사자인 우리나라 학생들도 비슷한 평가를 하고 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을 잠자게 하지 않는 교육정책을 누구와 의논하고 실행해야 할지에 대한 교육당국의 고민이 필요하다. 학원을 못가게 하는 대신 개설한 대안 정책이 아닌 진정한 ‘꿈의 대학’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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