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비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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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대비 어떻게 할 것인가?
  • 관리자
  • 승인 2017.12.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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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경 효천건축사사무소 대표·경기도 건설기술심의위원

얼마 전 서양건축사 수업시간에 화산 폭발로 사라진 고대 로마의 폼페이라는 도시와 관련한 강의를 한참 진행 중일 때 갑자기 몸의 흔들림을 느끼면서 학생들의 작은 동요가 일어났다.

잠시 후 학생들은 스마트 폰으로 검색한 후 포항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건축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그 분야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1978년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1988년 본격적으로 건축법에 내진규정을 도입하였고 최근에는 그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2016년 3월과 7월에 울산근처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전조 현상을 보이더니 9월에 경주에서 규모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많은 피해를 경험하였고 그 불안감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11월15일에 경주와 인접한 포항에서 또다시 규모 5.4의 지진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지진 발생 시 가장 피해가 많은 건축물이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공학적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건축물을 설계 할 때는 구조 체의 크기 및 시스템을 결정하기 위하여 하중을 가정하는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상부에 실리는 수직하중만을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수직하중과 더불어 지진의 경우와 같이 좌우 수평방향에서 전달되는 수평하중(횡력)까지 견디도록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최근 건축물의 설계에서 지진에 견딜 수 있는 내진구조, 제진구조, 면진구조 등의 연구와 도입은 필수적 사항이 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제도적 보완과 기술적 연구에도 불구하고 지진 발생 시 피해가 커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포항의 지진에서는 필로티(Pilotis) 구조가 이슈가 되고 있다. 공학적으로 기둥만으로 하중을 지지하는 필로티 구조가 횡력이 작용하는 지진에 취약한 구조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근대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필로티 구조를 새로운 건축의 5원칙 중 하나로 꼽았을 만큼 도시 공간 형성과 흐름에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특정한 형태의 구조만이 지진 피해의 주범인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고 그러한 문제를 보완하려는 전문가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버금가는 규정과 법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그것을 지키려는 국민 의식은 후진적이다.’ 라고 쓴 최근 메이저 신문에 실린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나라를 흔드는 대형사고들이 발생하고 그 원인은 인재라고 밝혀지지만 유사 사고는 반복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임이 후진적 의식에 있다고 인정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건설현장, 특히 소규모 건설현장은 아직도 30년 전의 의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능인들이 스스로 전문가로 둔갑하여 공학과 이론을 무시하고 경험만을 내세우며 현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진이 잦아지면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이 내진설계 조회 시스템을 가동하며 자신의 건물이 내진성능이 있는지를 확인 할 수 있게 했지만 문제는 내진규정을 적용하여 설계한 건물이 설계도면대로 정확히 공사가 되었느냐가 관건이다.

현장에서는 법과 규정을 요식행위로 생각하고 무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진이 발생하면 공명에 의한 공진주파가 작용하는 지진 작용의 원리상 의정부시와 같은 중소도시에 많이 지어지는 중저층의 소규모 건물에 피해가 많아진다. 따라서 의정부시에서도 지진 대비와 관련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건축물의 허가 과정에서 설계도면의 내진규정 적용여부 확인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와 더불어 설계도면대로 공사가 진행되는지에 대해 철저하게 확인 할 수 있는 감리 제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건축설계와 감리를 책임지는 건축사의 사명감과 책임이 가장 절실하고 이를 감독하는 공무원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과 규정을 지키려는 선진적 국민의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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