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윤 논설위원·신한대 중앙도서관장
의정부시 의정부 1동 현재의 의정부 경전철 중앙역 앞 골목을 부대찌개 골목이라 부른다. 부대찌개는 현재 의정부의 대표 외식음식브랜드이다. 요즈음은 송탄부대찌개, 평택 부대찌개하고 서로 자웅을 겨누고 있어서 화제다.
이 부대찌개 골목에 들어서면 장흥식당, 오뎅식당 등 100여개의 무수히 많은 부대찌개 만 파는 전문식당 들이 줄지어 있다. 외지인들이 의정부에 오면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부대찌개 골목에 가서 부대찌개를 먹어보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재료를 중심으로 김치로 찌개를 끓이면 ‘김치찌개’, 오이를 가지고 양념을 더해 무치면 ‘오이무침’, 동태를 넣고 끓이면 ‘동태찌개’ 등으로 부른다. 그런데 ‘부대찌개’ 음식이름은 좀 낯이 설다. 군 ‘부대’를 넣고 끓인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부대찌개는 ‘부대’ 명칭이 ‘재료명’이 아니고, 음식이 밖으로 암암리에 흘러나온 ‘장소’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주변에 주둔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햄과 소시지, 양배추, 버터 등을 가지고 끓여서 만든 음식이기에 부대찌개라고 부른다. 즉 여기에 육수에다 김치와 고추장을 더 넣어서 국물이 있는 한국식 찌개로 만든 것이다.
한국전쟁이후 인계철선인 북한군의 주요 침투로인 두 개의 연천-동두천-의정부 노선과 철원-포천-의정부 노선이 만나는 핵심지역인 의정부 지역에 미군들이 대거 주둔했다. 당시 미군부대에는 하우스보이라고 불리는 민간인들이 드나들었다.
이들은 미군의 배식이 끝난 후 남은 햄이나 베이컨, 소시지 등을 조금씩 나누어서 퇴근길에 가지고 나왔는데, 미군 헌병들도 그 당시 한국이 가난한 나라라는 것을 알기에 모른 척 하였다.
하우스보이들이 가져온 식재료들을 부대 밖 술집에 맡겨 술안주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면, 음식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아닌 주모들이 다양한 조리방법으로 요리하다가 탄생한 것이 현재의 부대찌개이다.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존슨탕, 카터탕, 존슨찌개 등으로 불리다가 1980년대 이후 부대찌개가 외식 메뉴로 정착되면서 현재는 통일되어 부대찌개라고 부른다. 부대찌개가 유명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이후 민락 택지지구의 대단위개발로 외지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의정부의 토속음식을 먹어보자고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군부대가 1~2년 이내에 모두 의정부 지역에서 철수하기에 미군이 주둔하여 탄생된 부대찌개는 이름만 남기고 원초적 근원인 미군부대는 모두 사라지는 아이러니컬한 시대상을 맞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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