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69)부대찌개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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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69)부대찌개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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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2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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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윤 논설위원·신한대 중앙도서관장

의정부시 의정부 1동 현재의 의정부 경전철 중앙역 앞 골목을 부대찌개 골목이라 부른다. 부대찌개는 현재 의정부의 대표 외식음식브랜드이다. 요즈음은 송탄부대찌개, 평택 부대찌개하고 서로 자웅을 겨누고 있어서 화제다.

이 부대찌개 골목에 들어서면 장흥식당, 오뎅식당 등 100여개의 무수히 많은 부대찌개 만 파는 전문식당 들이 줄지어 있다. 외지인들이 의정부에 오면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부대찌개 골목에 가서 부대찌개를 먹어보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재료를 중심으로 김치로 찌개를 끓이면 김치찌개’, 오이를 가지고 양념을 더해 무치면 오이무침’, 동태를 넣고 끓이면 동태찌개등으로 부른다. 그런데 부대찌개음식이름은 좀 낯이 설다. 부대를 넣고 끓인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부대찌개는 부대명칭이 재료명이 아니고, 음식이 밖으로 암암리에 흘러나온 장소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주변에 주둔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햄과 소시지, 양배추, 버터 등을 가지고 끓여서 만든 음식이기에 부대찌개라고 부른다. 즉 여기에 육수에다 김치와 고추장을 더 넣어서 국물이 있는 한국식 찌개로 만든 것이다.

한국전쟁이후 인계철선인 북한군의 주요 침투로인 두 개의 연천-동두천-의정부 노선과 철원-포천-의정부 노선이 만나는 핵심지역인 의정부 지역에 미군들이 대거 주둔했다. 당시 미군부대에는 하우스보이라고 불리는 민간인들이 드나들었다.

이들은 미군의 배식이 끝난 후 남은 햄이나 베이컨, 소시지 등을 조금씩 나누어서 퇴근길에 가지고 나왔는데, 미군 헌병들도 그 당시 한국이 가난한 나라라는 것을 알기에 모른 척 하였다.

하우스보이들이 가져온 식재료들을 부대 밖 술집에 맡겨 술안주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면, 음식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아닌 주모들이 다양한 조리방법으로 요리하다가 탄생한 것이 현재의 부대찌개이다.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존슨탕, 카터탕, 존슨찌개 등으로 불리다가 1980년대 이후 부대찌개가 외식 메뉴로 정착되면서 현재는 통일되어 부대찌개라고 부른다. 부대찌개가 유명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이후 민락 택지지구의 대단위개발로 외지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의정부의 토속음식을 먹어보자고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군부대가 1~2년 이내에 모두 의정부 지역에서 철수하기에 미군이 주둔하여 탄생된 부대찌개는 이름만 남기고 원초적 근원인 미군부대는 모두 사라지는 아이러니컬한 시대상을 맞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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