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67)둔야면(屯夜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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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67)둔야면(屯夜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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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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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윤 논설위원·신한대 중앙도서관장
현재 의정부 시역의 약 반은 옛 양주군 둔야면(屯夜面) 지역이다. 둔야면 지명 중에서 ()’은 조선시대 의정부(議政府) 둔전(屯田)이 이곳에 있어서 유래했고, ‘(’)는 의정부 둔전의 논 배미가 있어서 유래한 것이다. ‘논 배미는 논두렁으로 둘러싸인 논의 하나하나의 구역을 말한다. 즉 구획진 논을 세는 단위를 말한다. ‘논배미는 줄여서 배미라고도 부른다.

둔전은 변경이나 군사 요지에 주둔한 군대의 군량을 마련하기 위하여 설치한 토지로 군인이 직접 경작하는 경우와 농민에게 경작시켜 수확량의 일부를 거두어 가는 두 가지 경우가 있었다. 또한 둔전은 각 궁과 관아에 속한 토지로 관노비나 일반 농민이 경작하였으며, 소출의 일부를 거두어 경비를 충당하였다. 소설 장길산에 보면 둔전을 이야기하면서 어영청의 둔전으로 여러 해 묵어 있던 황무지를 개간하여 메밀과 보리, 콩을 심어 육칠백 석을 거두었다라고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약 24% 정도가 농경지로서 농가 1가구당 평균면적이 약 1정보 밖에 안 되는 영세농이 많은 농업국가이다.

지금은 70대 이후부터 산업 근대화를 이루어 신생 공업국가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지역을 제외하고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농경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주 높다. 전근대화 시대에는 농경지 보유의 과다가 부의 척도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평야지가 적고 산지가 많은 산악국가에서는 농경지를 개척할시 배미를 단위로 해서 조금씩 조금씩 불규칙하게 지형조건을 고려하여 논을 개간하기에 우리나라 농촌의 논은 많은 배미가 연속하게 연이어져서 구불구불하게 분포하고 있다.

면적을 헤아리는 단위는 마지기즉 두락(斗落) 또는 배미(, 夜味)이고, ()의 단위로는 갈이즉 일경(日耕)이라 하였다. 오늘날에는 밭의 단위도 두락으로 변하여 갈이가 안 쓰인다.

우리나라는 임진왜란 후 상당히 오랜 시일이 지난 다음에야 사회질서가 안정됨에 따라 인구가 점차로 증가하였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주로 전라도에서 평안도로, 경상도에서 함경도로 인구가 이동하였다.

벼농사를 짓는데는 관개수리가 중요하므로 농업용수를 끌어들이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약간의 경사진 곳이라도 계단식 논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어서 논의 개수가 많아진다.

이와 같이 하여 논을 헤아릴 때에 한 배미, 두 배미 등으로 <배미>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배미>는 그 훈()논 한자리의 뜻이며 훈이 같으므로 문서에 논자리의 수를 야(), 야미(夜味)로 훈차(訓借)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야미 지명을 사용하는 곳은 안산시 대야미동(大夜味洞), 남양주시 진접읍 팔야리(八夜里), 포천군 영북면 야미리(夜味里), 옥천읍 야미리(夜味里), 제천시 수산면 야미산(夜味山), 당진시 배미산(夜味山), 아산시 신창면 보옥리 배미(夜味)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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