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눈 - 荀子가 본 大人과 小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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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눈 - 荀子가 본 大人과 小人
  • 김기만
  • 승인 2017.08.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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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기 논설위원·신한대 공법행정학과 교수

순자는 중국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유학자로서 맹자와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그의 이름은 황(況)이며, 자는 경(卿)이었다. 순자는 맹자의 성선설과 대비되는 성악설을 주장하여 세간에 널리 알려진 학자이다. 맹자가 성선설에 근거한 덕치주의를 강조한 반면, 순자는 성악설에 근거한 예치주의를 강조한 것도 유명하다.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하면서도 훌륭한 인물을 그리워하였다. 그에 의하면 사람은 악한 본성을 갖고 태어난 존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도 그 안에서 훌륭한 인물을 기대한 점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순자가 본 훌륭한 인간은 어떤 사람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군자로 존경받는 대인이었다. 그가 소인과 대비해서 갈파한 대인의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인은 득도함을 즐기지만, 소인은 욕망충족을 즐긴다(君子樂得其道, 小人樂得其欲). 대인이 삶의 이치를 깨우치는데 열중할 때 소인은 먹고 마시며 쾌락을 좇는데 집중한다. 이와 같이 대인과 소인은 삶의 지향점부터 다르게 나타난다.

둘째, 대인은 음란한 소리를 듣지 않고, 요망스러운 장면을 보지 않으며, 사특하고 악한 말을 내뱉지 않는다(君子耳不聽淫聲 目不視女色 口不出惡言). 반면에 소인은 음란하고 방탕한 말을 즐겨 듣고 내뱉으며, 남의 추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며, 간사하고 악한 말로써 남을 힘들게 한다.

셋째, 대인은 누구든지 쉽게 교재 할 수 있지만 허물없이 친하기는 쉽지 않다. 대인은 권세나 재력의 잣대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아서 누구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이같이 대인은 누구와도 친밀하게 지내긴 하지만 편당(偏黨)을 짓지 않으며, 함부로 허튼소리를 지껄이는 사람과는 멀리하는 습성이 있다.

넷째, 대인은 사익을 위해 그릇된 짓을 하지 않으며, 물질이나 명예, 권력을 얻기 위해 불의한 방법을 쓰지 않는다. 또한 본인이 일을 잘 하거나 못하거나 추진하는 원칙은 좋은 일을 하려는데 있다. 반면에 소인은 일을 잘하든 못하든 간에 일의 추진방향이 사익을 추구하는 나쁜 마음과 행동에서 출발한다.

다섯째, 대인은 본인이 능력 있을 때는 타인을 너그럽게 대하고, 능력이 없을 때는 타인을 섬기는 일에 힘을 쓴다. 반면에 소인은 본인의 능력 있을 때는 오만방자하고, 함부로 남을 무시하고, 능력 없을 때는 시기와 질투로 일을 그르치는 방향으로 몰아간다.

여섯째, 대인 중 마음이 큰 사람은 하늘을 공경하여 그 법도에 따르고, 마음이 작은 사람은 의를 두려워하여 스스로 절도를 행할 줄 안다. 그러나 소인 중, 마음이 큰 사람은 오만방자하고 난폭하게 굴며, 마음이 작은 사람은 음란하고 방탕한 쪽으로 빗나간다. 대인 중,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 이치에 통달하고,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단정과 진실한 행동으로 법도를 지킨다. 그러나 소인 중, 지혜가 있으면 도둑질과 사기 등 온갖 불법적인 일을 자행하기 바쁘고, 지혜가 없는 사람은 남을 공연히 모함하여 함정에 빠뜨리는 일을 저지른다.

일곱째, 대인이 어떤 직위에 등용되면 공손하게 그 자리를 지키되, 등용의 때를 만나지 못하면 스스로 가다듬고 정진에 힘쓴다. 반면에 소인이 등용되면 거만하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다 결국 화를 면치 못하고, 등용이 되지 못하면 출세기회를 잡기 위해 끊임없이 음흉한 일을 벌인다.

여덟째, 대인은 타인의 미덕을 칭찬하면서도 아부하지 않으며, 타인의 과실을 지적하면서도 트집을 잡지 않는다. 반면에 소인은 이익을 탐하여 부정한 부를 쌓고, 남의 성과를 질투하며, 여흥과 색을 밝히며, 심신의 수양은 멀리하면서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다.

이상에서 순자가 언급한 대인과 소인의 비교내용은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것들이다. 또한 대인과 소인을 비교하자면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그런데 비교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가를 돌아보는 일이다. 아마도 스스로 체크해 보면, 항목에 따라 대인에 속하는 듯, 소인에 속하는 듯 할 것이다. 탐욕과 이기주의가 넘실대는 세상일수록, 수시로 자신을 돌아보며, 대인의 항로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힘쓰는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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