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 -62) 어두니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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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 -62) 어두니고개
  • 김추윤
  • 승인 2017.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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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윤 논설위원·신한대 중앙도서관장


교통상 중요한 분기점에는 사거리, 분기(分岐), 나들이, () 등의 글자가 붙은 지명이 많고 고개 밑에는 영하(嶺下), 현저(峴底), 대치(大峙) 등과 목, 를 뜻하는 재, , , 와 너미, 등의 글자가 붙은 지명이 많다.
의정부지역에도 고개지명이 많이 있다. 의정부시 산곡동에는 어두니 고개가 있다. 일제 때 삼각측량을 하기 위해서 산 정상에 측고표(測高標)를 설치하여 깃대를 꽂아 놓은 데서 유래한 깃대봉(288.3m) 남쪽 자락에 위치한 고개이다.
고산초등학교가 생기기 전에는 고산동과 산곡동에 사는 학생들이 별내초등학교로 등교하기 위해서 이 고개를 넘어 다녔다.
고산동은 198041일자로 의정부시로 편입되기 전에는 행정구역상 원래 양주군 별내면 고산리였다. 그래서 초등학생들의 학군이 별내면으로 배정되어 이 어두니 고개를 넘어서 학교를 다녔다.
좁고 긴 골짜기의 고개로써 나무가 많아서 항상 어둡다하여 어두니 고개라고 하였다 한다. 나무가 많고 숲이 우거지면 한 낮에도 숲속의 고개길이 어둡고 음산하기 때문이다. ‘어두니어둔이에서 유래했다.
즉 어둔이에서 니은받침()’과 어조사 가 연접되면서 로 변음된 것이다.
우리나라 지명 중에는 어둔과 음지에서 유래된 어둔골, 어두니, 음지말 지명과 양지에서 유래된 양지골, 양지말 지명이 전국에 산재한다.
자연지명은 자연물체 지명, 위치지명, 형상·성질지명, 지형지명 등으로 구분된다. 자연물체지명이란 우주·태양··별 등의 천체와 계절·구름··한난(寒暖) 등의 기상요소, 또는 생물·무생물 등과 관련된 지명을 가리킨다. 양지·음지·월평(月坪칠성(七星) 등 천체·기상에 관계되는 지명이 많은 것은 우리나라가 벼농사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예부터 풍수사상이 있어 도읍지, 촌락, 능묘의 대지를 정하는데 기본원리로 사용해왔다. 흔히 풍수를 지술(地術), 지상(地相), 지리(地理)라고 하는데 보통 풍수지리라 부른다.
풍수지리설이 유행하던 우리나라에서는 풍수에 의해서 내취지왕(來聚止往)하기 때문에 바람을 가두어 물을 얻을 수 있는 장풍득수지(藏風得水地)가 명당으로 알려져왔다. 즉 뒤에는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진산(鎭山)이 있고 앞에는 식료수 및 식량을 구득하기에 용이한 평지와 냇가를 끼고 있어 태양광선이 잘 내려쬐는 남향의 양지가 촌락입지의 가장 기본적인 제일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이것을 배산임수 지역이라고도 부른다. 따라서 양지골은 농사터로 좋은 햇빛이 잘드는 경지가 있어 사람과 마을이 집중되고, 음지골에는 촌락이 없거나 소규모의 마을이 입지 한다. 햇빛이 잘 쬐는 양지에 입지한 마을은 양지말, 양지편, 양지골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음지(陰地)에 입지한 촌락은 음지말, 어둔골, 어두니, 음달 등의 촌락명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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