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에 한국형 호그벡 치매 마을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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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에 한국형 호그벡 치매 마을을 만들자
  • 임승희
  • 승인 2017.06.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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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희 논설위원·신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요즈음 네덜란드의 호그벡(Hogeweyk) 마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호그벡 마을은 네델란드의 치매마을로서 치매노인 주거생활의 새로운 혁명을 일으킨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그벡 마을의 치매노인에 대한 접근 방법은 치매노인 돌봄에 대한 지역사회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호그벡 마을의 모델은 치매를 질병으로 보는 전통적인 메디컬 모델에서 벗어나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의 돌봄의 형태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호그벡 마을은 4500여 평의 부지 안에 커피숍, 슈퍼마켓, 음식점, 공원, 미용실 등을 갖추고 있다. 입주자들은 마을 안에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는데 농장에서 채소를 가꾸거나 각종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다. 기존의 요양병원에서 갇혀있거나 제한되어 지내던 생활과는 완전 다른 자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의료진들은 마을에서 우체부, 경비원, 마트 직원 등의 역할을 맡고 치매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환자들을 돕는다.

필자는 1990년 말경의 영국유학시절 노인홈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그때마다 스텝들을 당혹스럽게 했던 것은 어르신들의 탈출 사건이다.

아무리 노인홈에 아름다운 정원을 갖추어 주고 잘 돌보아 준다고 할지라도 한정된 건물 안에서 지내야 하는 어르신들은 늘 답답해하였고 스텝들이 방심한 틈을 타서 안쪽에서 잠궈진 문을 영리한 어르신이 열고 함께 덩달아 탈출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종종 벌어지곤 하였다.

그럴 적마다 필자는 고령의 치매노인들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이런 방법 밖에는 없을까하며 다른 대안에 대하여 고민하던 때가 떠올랐다. 그러므로 치매노인의 새로운 생활공동체로서의 신선한 대안이라 할 수 있는 호그벡 마을의 모델은 매우 반가웠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20156624000명이였고 치매노인은 648000명이며 치매유병률은 9.8%이였다. 2020년 노인은 8084000명이고 치매노인은 84만명에 달하여 치매유병률은 10.4%로 예측된다.

2050
년에는 지금보다 노인인구가 세배가량 늘어나서 1800만명에 이르고 그 중에서 270만명 정도가 치매환자가 된다는 사실에 깊은 경각심으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치매 국가책임제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치매환자와 가족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가 전국 시군구 252개소에 치매안심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치매안심병원도 현 34개소에서 79개소로 2배 이상 늘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치매 국가책임제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부터 이 같은 정책에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치매 환자를 둔 가족의 경제 및 사회적인 부담이 경감되리라 기대된다. 이에 더불어 치매 국가 책임제실현을 통해 치매 노인들의 삶의 질이 더욱 향상되기를 바란다.

이참에 네델란드의 호그벡 마을과 같은 치매노인의 주거 형태도 우리나라에서 확대되어, 치매노인들이 남은 일생 동안 자유를 누리며 재미와 보람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곳이 많이 늘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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