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과 간도)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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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과 간도)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 김현규
  • 승인 2017.03.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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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규 여행작가

인조반정 이후의 조선과 탄핵 정국
그 뿐인가. 민비가 임오군란 때 시아버지 대원군을 청에 압송시켰던 것처럼 자신도 부친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성장 업적을 탄핵으로 한 순간에 날려버렸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에서 대통령은 준법정신과 책임의식, 그리고 헌법수호의식이 전혀 없음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임기동안 해결보지 못할 것 같았던 한일관계 개선과 갑작스런 사드배치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와 역사지식의 부족, 그리고 정책운영에서 설득과 소통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그래서 고종이 무능해 민비가 등장한 것처럼 최순실 일당은 이런 대통령을 숙주(宿主)삼아 국정농단과 온갖 비리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는 것도 모르고 통일과 북핵문제에 협조를 구하려했던 이런 순진한 행위는 민비가 임오군란, 동학란을 진압하기 위해 (조선을 속국으로 삼으려던)청나라에 군대를 요청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친중하면서 사드배치를 결정한 대가로 인한 한한령과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위협과 보복은 조선말 민비가 끌어들인 위안스카이의 횡포에 못지않다. 이런데도 일부 야당이 중국의 눈치를 보고 안보상의 문제인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이 박사모와 부친의 업적(후광)에 힘입어 대통령된 반면 어느 야당 대선주자는 탄핵사건을 기회삼아 O사모세력을 결집하여 대선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 외교관 회고록의 북한 인권결의안 문제로 궁지에 처했던 그가 오직 탄핵사건 하나만으로 지지율이 올라가 대통령이 되는 게 가능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대선 주자가 대통령되면 중국의 눈치를 봐서 사드철회(다음 정권으로 미루고)하고 북한에 먼저 간다는데 있다.

한 일간지의 표현대로 지금 대한민국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70년대 유신정치체제의 종말을 고하고 탄핵정국의 어두운 터널을 헤쳐 나오니 문화혁명 등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 역사만 알고 우리의 안보를 등한시하는, 현 시대에 맞지 않는 70년대 운동권 체제로의 복귀라는 더 큰 난관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인조는 망해가는 명나라에 친명정책으로 병자호란을, 민비는 쇠퇴기에 접어든 청나라에 친청정책, 그리고 친러정책으로 일제 식민지화의 길을 터놓았다.

마찬가지로 햇볕론자들은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나 탈북엘리트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햇볕정책으로 붕괴직전의 북한정권을 기사회생시켜 북핵위협을 초래하였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민주화되면 분열될 나라 중국을 의식해 사드배치를 철회하겠다는 것은 역사지식의 부족과 인식의 오류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인조반정과 민비정권의 몰락요인을 되새겨 보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미동맹의 근간을 해치고 친중·친북하는 사대주의 실정(失政)을 되풀이하는 전철을 밟지 말아야한다는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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