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52) 국수당(國守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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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52) 국수당(國守堂)
  • 김추윤
  • 승인 2017.01.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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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윤 신한대 중앙도서관장·논설위원
의정부시 산곡동에 가면 국수당 할미봉이 있다. 상봉과 오리봉 중간에 있는 봉우리로 거문돌에서는 함박바위봉, 자금동에서는 쪽두리봉이라고 부른다.

국수당(國守堂)’은 지역에 따라 국사당(國師堂)’이라고도 부르는데 원래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洞神)을 모시는 마을 제당을 말한다. 대체로 마을의 뒤쪽 산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 제당이라는 점에서 마을신앙에 포함되기도 하고 때로는 무당들의 기도처이기도 하여 무속신앙에 포함되기도 한다. 한 마을에 두 개 이상의 동제당이 있는 경우 국수당은 상당(上堂)에 해당된다.

국사당은 한자로 國師堂이라고 쓰는데 국사(國師)는 국수당, 국시당의 한자로 차음표기로 단어에 특별한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의정부를 포함한 중서부 해안 지역이나 경상도 등지에서도 국수당, 국시당, 국수봉, 국시봉이라 부르며 국사당이나 국사봉이라 하지 않는다.

이처럼 현지 주민들에 의해 보편적으로 불리는 이름은 국수당, 국사당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국수당이라 부르는 예가 많은 것으로 보아 국사당은 국수와 발음상의 차이라 할 수 있다.
국사당은 우리나라 중서부 해안도서 지역을 비롯 하여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다만 명칭이 국수당, 국시당 등으로 달리 나타난다.

한편 국사당의 어원을 구수(龜首)에서 찾기도 한다. 충남 태안군 신진도에서는 국수당을 구수당, 이 마을 신당이 있던 산봉우리를 구수봉 또는 당금, 당그뫼라고 부른다.

이에 따르면 국수는 구수에서 국수(국시), 이후 국사(國師)라는 한자로 차용 표기된 것으로 보인다.
당금이나 당그뫼, 또는 구수의 어의는 신을 뜻하는 말로, 구수는 신산(神山) 마루의 뜻을 지닌 구지봉(龜旨峰)의 구지와 같은 명칭으로 보인다. 구지봉은 구지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구지는 일연이 쓴 삼국유사가락국기(駕洛國記)에 기록되어 있는 구지와 연관시킬 수 있다.

여기서 구지는 산봉우리 이름으로, 가야국 수로왕이 이곳에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 신산마루를 뜻하는 구수의 어의는 신산이라는 뜻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수당이 통상 산정에 위치하고 있는 특징으로 보아 천제당, 기우제장이 산정에 자리하는 예와 같은 이유로 천신의 하강처를 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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