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51) 천보산(天寶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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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51) 천보산(天寶山)
  • 김추윤
  • 승인 2017.01.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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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윤(이학박사, 신한대 중앙도서관장)
일반적으로 천보산은 행정구역상 양주시 회천읍에 위치한 해발 423m의 산을 말한다. 이 산의 중심부가 회천읍에 위치하지만, 그 능선이 의정부 금오동까지 뻗어 내려와 있다.


양주시 봉양동에 위치한 칠봉산에서 능선을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칠봉산(506m)-장림고개-천보산(423m; 양주시 소재)-회암령-석문령-대하고개-백석이 고개-탑 고개- 천보산(335.5.m; 의정부 소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의정부 시민들은 예전의 캠프 에세이온, 캠프 카일 등의 미군기지 뒷산을 천보산 또는 빡빡산이라고 불러왔다.


즉 지근거리에 해발고도는 다르지만 이름이 같은 양주의 천보산, 의정부의 천보산 두 개가 존재하는 것이다. 천보산이란, ‘하늘 밑 보배로운 산이란 뜻이고, 빡빡산은 예전에 불이 나서 나무가 없어져서 빡빡머리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천보산에 관한 옛 기록을 살펴보면 <세종실록지리지>선종에 속한 사찰이 있던 산이라는 기록과 <조선왕조실록>에 태종 2년에 천보산의 돌이 무너지고 태종과 세조가 천보산에서 사냥하였다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여지도서>에는 천보산이 흥국사와 세조를 위해 창건한 봉선사가 있는 산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천보산의 산수 형세가 천축국(天竺國) 아란타(阿蘭陀) 절과 같다라고 묘사되어 있다. 조선후기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에는 천보산이 회천읍에 속하는 것으로 나온다.

양주시 회암동에 소재한 천보산은 양주시와 포천시의 경계가 되는 산줄기의 중앙에 솟아있다. 산 능선은 바위 봉우리로 되어있고 산에는 소나무 군락이 많다. 산자락에는 고려시대 3대 사찰이던 회암사의 옛터(국가 사적 128)가 있으며, 그 안에는 회암사지 선각왕사비(보물 387), 회암사 부도(보물 88), 회암사지 쌍사자석등(보물 389) 등의 유물이 남아있다. 회암사 왼쪽 길을 걸으면 1828(순조 28)에 새로 지어진 회암사가 있다.

의정부시 금오동에 소재한 천보산은 옛 미군기지 뒷산으로 약 600년 전 고려 말의 명승 보우국사(普愚國師, 1301-1382)가 천보사(天寶寺)라는 절을 자양동 절골 마을에 초창한데서 유래하였다.

이후 1944년 법우니(法雨尼)가 소실된 옛 절터에 대웅전을 짓고 천보사라고 다시 이름을 지었다. 이 천보산에는 조선중기 선조의 후궁인 정빈 민씨(靜嬪 閔氏)를 비롯하여 그 아들인 인성군, 손자 해원군, 증손 화릉군, 화창군, 화춘군 그리고 인조의 동생인 능창군 등 왕손들의 묘소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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