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49) 말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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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49) 말무덤
  • 김추윤
  • 승인 2016.12.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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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고산동에 가면 말무덤이 하나 있다. 의정부교도소 앞에서 고산초등학교 들어가는 도로를 따라서 쭉 들어가다가 서라니 고개 남쪽 두부마을 약간 못 미쳐에 위치하고 있다.

말무덤은 임진왜란 당시 서라리 고개에서 전사한 의병들을 한꺼번에 묻은 무덤이라는 일설이 있다. 그러나 말무덤이라는 지명은 전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보통 평지에 커다란 무덤의 현태로 돌출한 봉분상의 특정 지형을 의미한다. ‘이란 원래 백제어로 크다란 뜻이다. 그래서 말무덤은 말이 죽어서 묻은 무덤이 아니라 우리말로 큰 무덤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의병들이 집단 전사하거나 했을 때 무덤을 한 장소에 집단으로 묻으면 큰 무덤이 되는데, 이럴 때 말무덤이라고 부른다.


고고학적으로 전국 각지의 말무덤이 대개 고대의 고분으로 밝혀지는 사례가 많고, 말무덤이라는 지명 또한 삼국시대 이전의 고분에 주로 붙인다.


고산동의 말무덤은 임진왜란시 전사한 의병들의 집단 매장지로 추측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의정부지역에서의 임란 의병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보고된바 없다. 단지 경기감사 고언백의 군사활동에서 개략적인 언급만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앞으로 보다 정확한 고증을 통하여 임란시 의병들의 무덤으로 밝혀지면 역사적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서라리 고개는 인진왜란 당시 이 고개에서 조총을 가진 왜병과 돌팔매로 맞선 의병이 전투를, 의병이 도저히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을 이길수없자 서럽다라는 뜻의 서라리를 고개지명에 붙였다 한다.

전국적으로 분포된 <말무덤 설화>는 일반적으로 말과 장수와 결부된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연관 있는 실존인물인 흑치상지, 견훤, 최영, 이성계를 비롯하여 많은 유명한 장군들과도 결부되었다. 그리고 의병장인 곽재우, 김덕령이나 왕에게 반역하였던 정여립, 이몽학, 이괄과 같은 거의 모든 장수들의 수련기 과정에서 나타난다.


부여군 구룡면과 은산면 경계에는 위치한 산으로 망신산(344m)가 있다. 백제시대 장수들이 무예를 수련하던 곳으로 정상부에 있는 커다란 말무덤에 대한 전설이 옛날부터 전해온다.


옛날 한 장수가 산아래에서 활을 쏜 후에 말을 타고 정상에 올라오니 이미 화살이 땅에 박혀있었다. 장수는 말이 너무 느리다고 말의 목을 베어 버렸다. 그러자 곧바로 자신이 쏜 화살이 날아왔다고 한다. 그 순간 장수는 자신의 경솔함을 뉘우치고 죽은 말의 무덤을 산정에 크게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황해남도 용연군 몽금포리에도 말무덤이라 부리는 옛무덤이 있다. 옛날 외적과의 싸움에서 전사한 말을 묻었다는 뜻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이밖에 충남 당진시 고대면에도 말무덤이 있다. 나당연합군이 이곳 지역으로 상륙할시 대항하던 죽은 백제군사들의 집단 무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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