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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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탑’
  • 김종보
  • 승인 2016.11.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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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보 소설가

구약시대의 바벨탑과 후에 세워진 에펠탑에 담긴 공통된 의미는 인간에게 치적과 우상 외에 또 다른 군림의 의미를 던져 주고 있다.

어느 날 천상에서 로마의 초대황제였던 아우구스투스가 세상을 내려다보다 대신에게 물었다.
그대는 바벨탑에펠탑을 세운 목적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구약의 바벨탑이 백성들 앞에 군림하기 위한 욕망의 탑이었다면, 18세기 문명의 꽃으로 불리어지기를 바라며 세운 에펠탑은 치적을 위한 목적이 아니었을까요?”

전자의 바벨탑이 욕망을 추구하다 공사가 중단 되었던 사례라면, 후자의 에펠탑은 유희하는 인간이 영웅 칭호를 받기위해 세워 놓은 탑이라 했을 때, 오늘 날 통치자들이 군림이냐 치적을 위한 공로냐 아니면, 명예의 으로 기억되느냐 하는 기로에서 갈등하는 현실을 비유한 말이다.

지금 의정부 행복도시에 세우려고 하는 한미우호증진기념탑 건립을 앞두고 설왕설래말들이 많다. 이 시대에 무분별한 명예의 을 꿈꾸는 욕망을 놓고 줄다리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양대 불멸의 치적을 놓고 영웅 심리에 의한 시대착오적 연출일이라는 구설이 나온 이유다.


그 불편한 진실에 대한 행복도시의 한미우호증진 기념탑건립을 앞두고 쌍방 간에 첨예한 대립은 그래서 무의미하다. 불필요한 재화를 낭비해가며 세우고자 하는 것은 공리주의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행복도시는 경전철 적자운영에 따른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져 있지 않은가.

예술의 현상을 모방할 수는 있으나 치적과 공로를 위한 정치모방은 있을 수 없다. 의정부 로데오거리를 바벨에펠의 도시로 만드는 것은 시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 장소도 그렇지만 재화의 쓰임새가 현실에 부합하지 않아, 그 여론의 파열음이 여울목을 지나 행복도시 도랑마다 소문을 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청사진의 카메라의 초점이 흔들리면 현실의 구도마저 일그러져, 시민의 가치를 높이려는 행복카메라의 눈도 착시현상으로 보여 지게 마련이다.

과거 징기스칸은 여러 국가들을 정복한 후 다민족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늘의 몽골제국을 세웠다. 이 시대 지방자치의 역할 중 민주주의 원칙의 하나인 수렴 제고에 대한 진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한 시대의 우상이란 자연발생주의에서 태동해야 하는 것이며, 또한 그렇게 될 때 영웅이 되고자 하는 명예의 도 빛나는 것이다.

재화를 낭비하지 않고 진정으로 시민이 바라는 행복도시를 위한 치적을 쌓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치적과 공로를 위한 정치가 아닌, 시대와 역사 앞에 시민의 이름으로 명예의 을 세워야 하는 논리가 현실에 부합할 때, 행복도시가 꿈꾸는 상승의 가치도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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