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47) 가래울(楸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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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47) 가래울(楸洞)
  • 김추윤
  • 승인 2016.11.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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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윤 신한대 중앙도서관장.논설위원
신곡동(新谷洞)1914년 일제의 전국 행정구역 개편시 둔야면 (芚夜面) 15개 방리 가운데 신촌리(新村里), 추동리(楸洞里), 발곡리(鉢谷里), 본둔야리(本芚野里)를 시둔면 신곡리(柴芚面 新谷里)로 통폐합하여 오다가 196458의정부시 명칭과 구역에 관한 조례를 개정 공포하여, 동년 61일 동제가 실시됨에 따라 신곡동이 되었다. 그리고 이때 옛 둔야면 추동리(楸洞里)가 자연부락 지명인 추동(楸洞)으로 남아서 <가래울> 마을이 된 것이다.

의정부시 신곡동 신일 아파트의 남쪽 반대편 방향의 큰길 건너에 위치한 가래울 마을은 의정부초등학교 위쪽에 있는 마을로 음지쪽에 있다고 하여 음지말이라고도 불렸다.
음지말인 이 곳에 가래나무가 많이 자랐기 때문에 가래울 또는 추동(楸洞)이라고 불려졌다는 지명전설이 있다.

그러나 추동(楸洞)이라는 지명은 앞서 전좌마을에서 검토한 <종종실록> 기사에도 나오는 지명이다. ()는 개오동나무, 호두나무, 가래나무를 의미하는 한자로 사전을 찾으면 대표 의미로 개오동을 들고있고 훈도 개오동나무 로 새긴다. 그러나 문제는 가래울 마을에 가래나무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래나무가 많아서 가래울이라는 지명이 붙었다는 지명 유래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조선왕조실록>에서 이 마을을 추동(楸洞)으로 표기한 이유는 아마도 현지의 우리말 지명을 중국식으로 한자 지명화하는 과정에서 붙여진 것일 것이다.

즉 가래울이라는 지명을 듣고 가래를 가래나무 열매로 인식하여 이를 한자로 추동(楸洞)이라 표시한 것이다. 이는 우리말 지명을 한자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흔한 과정 가운데 하나이다.

<>은 사전적으로 3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쪼개지거나 금이 가다’, 둘째는 둘 이상으로 나누어지다등 이다. 이 밖에 갈라지다애인 사이에 헤어지다라는 뜻도 있다. <>은 길이 갈라지는 곳을 나타난다.

외줄기 길이 진행하다가 지형을 따라 두 갈래 이상의 길로 갈라지는 들머리에 흔히 나타난다. 그런데 이 갈 계통의 지명은 한자화 과정에서 아주 다양한 한자로 표기된다.

주로 칡 갈()자로 한자지명화 되었는데 서울의 갈현동(葛峴洞)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갈현동 역시 갈현, 즉 갈고개의 한자말 표기로 갈림길이 시작되는 언덕이라는 의미인데, <>을 한자말 갈()로 표기하여 갈현(葛峴), 즉 칡이 무성한 언덕으로 바꾸어 놓아버린 것이다.

따라서 가래울은 갈림길에 위치한 들머리의 마을이 보다 정확한 의미라고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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