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脾胃)에 거슬리다
상태바
비위(脾胃)에 거슬리다
  • 김경택
  • 승인 2016.10.13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택 논설위원·경희수한의원 원장

흔히들 길거리 지나가다 못 볼 것을 보았을 때 자신이 별로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먹을 때 아휴, 비위 상해’, ‘아 진짜 비위에 거슬리네이런 말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쓰지만 정작 그 의미는 무엇이고, 어디서 나온 것인지 잘 모른다.

결론적으로 비위는 소화기계, 즉 비장과 위장을 뜻한다. 한의학의 경전인 황제내경에서는 비위를 곡물창고에 비유하였고 여기서 다섯 가지의 맛이 나온다고 했다.

식도를 통하여 들어온 음식물이 위로 들어가서 소화하여 정미(精微)로운 물질을 만든다. 이 물질은 비장으로 보내진 다음 비장은 산정(散精)이라는 작용으로 폐로 보낸다.

비장으로부터 음식물을 받은 폐는 선발숙강(宣發肅降)이라는 작용으로 온 몸으로 전달한다. 위장에 이상이 생기면 음식물 섭취 후 소화가 안 되고 소장으로도 찌꺼기를 잘 못 보내어 배가 그득하게 느껴지고 트림이나 구역질이 종종 나오는데, 이는 위장이 아래 기관으로 내려 보내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잘 내려가지 않으면 거꾸로 음식을 올려 보내려 하기 때문이다.

비장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은 영양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 하게 되는데, 그러면 가장 멀리 있는 팔다리가 힘이 없어지고 가늘어지게 된다. 또한 비장은 기를 올리는 성질이 있는데, 올라가지 못하면 거꾸로 몸이 쳐지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위하수, 자궁하수, 치질, 하지정맥류, 냉대하 등의 질환들이 있다.

오행의 관점으로 비위는 중앙 토()에 해당한다. 토는 어머니의 품처럼 모든 것을 품어주고 조화롭게 한다. 마찬가지로 비위 또한 우리 몸에서 중앙에 위치하고 모든 장부를 조화롭게 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병이 나타날 때, 어떤 곳을 먼저 다스려야 할 지 명확하게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다스려야 하는 장기가 바로 비위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민간에서는 비위가 포용성, 소화기능, 식성 등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비위에 거슬린다기분에 맞지 않다와 같은 뜻으로, ‘비위가 좋다식성이 좋다또는기분을 잘 맞춘다라는 의미로 쓰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