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와사(안면마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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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안와사(안면마비)에 대하여
  • 김경택
  • 승인 2016.06.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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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경희수한의원 원장

우리는 종종 주변 사람들 중에 얼굴이 마비가 되어 입이 돌아가고 눈이 잘 안 감기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이를 예부터 구안와사라고 부르고 혹은 안면마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은 얼굴에 마비가 오면 중풍이 아닌가 걱정을 많이 하지만, 중풍으로 인한 안면마비는 그 양상이 다르다. 이것은 중풍증상을 동반하여 얼굴까지 마비되는 현상이라 구분이 비교적 명확하다. 이를 중추성 안면마비라 하고, 얼굴만 오는 마비를 말초성 안면마비라고 한다. 병의 경중으로 보면 말초성 안면마비가 중추성 안면마비보다 가벼운 질환이지만, 말초성도 경중이 있어서 중한 것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말초성 안면마비에는 갑자기 생기는 특발성 마비와 바이러스로 인한 마비가 있다. 예전에 어른들이 찬 바닥에서 얼굴대고 자면 입 돌아간다라고 했던 것이 바로 특발성 마비의 일종이고,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에 침입하여 나타나는 마비를 람세이 헌트 증후군이라고 한다. 특발성 안면마비는 치료기간도 짧고 예후도 좋은 편이나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치료기간이 오래걸리고,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대개 몸이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신경을 쓴 후에 찬바람을 쐬거나 차고 습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어서 발생한 경우가 많다. 발병했을 때는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료기간이 2개월이 넘으면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안와사는 풍담(風痰)이 경맥을 침범하여 기혈(氣血)이 잘 통하지 않게 되어 오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구안와사를 치료하는 한약은 풍담을 물리치고 기혈순환을 잘 시키는 약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치료를 할 때는 침 치료뿐만 아니라 약침, 부항, 한약 등의 여러 치료방법을 동시에 적용하면 치료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결국, 후유증 발생의 가능성을 낮춘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그렇듯 구안와사 환자도 발병하고 난 후에 병원을 찾아오지만, 발병 전 예방법은 어렵지 않다. 과로 했을 때는 이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차고 습한 것을 피하면 어느 정도 구안와사를 예방할 수 있다.


바쁜 현대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고 과로를 안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질병의 발생으로 인한 손실이 오히려 더 크기 때문에, 필자는 가끔 쉬면서 여유를 갖는 것이 멀리 보면 더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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