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 숲과 K-디자인 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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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 숲과 K-디자인 빌리지
  • 강태경
  • 승인 2016.02.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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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경 경기도 건설기술심의위원



의정부에서 포천으로 가는 길에 축석고개를 넘어서면서 우측으로 광릉으로 가는 98번 지방도로와 만난다. 이 도로를 따라 20여분을 가다보면 양옆으로 수백 년 수령의 아름드리나무들이 사열하듯 줄지어 서서 계절별로 다른 느낌을 주는 길이 나타난다.

이곳에는 국립 수목원이 있고 조선시대 세조의 능인 광릉이 있다. 500여 년 전 조선조 7대 왕인 세조의 능림으로 조성되어 관리되기 시작한 죽엽산 자락의 광릉 숲은 수천종의 희귀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전 세계적으로 온대북부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활엽수 극상림(Climax forest)을 이루고 있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숲으로 2010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축석고개에서 광릉수목원 가는 길 중간에 있는 직동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따라 들어가면 과거에 고모리 카페촌 이라고 불리던 직동리, 고모리가 이어지며 이곳이 끝나갈 쯤 커다란 고모리 저수지가 나타난다.

이 저수지 인근이 최근 경기도가 도비와 민간자본유치 등으로 수천억을 투자하여 조성하겠다는 K-디자인 빌리지(Korea Design Village Project) 대상 지역이다.

고모리는 1990년대 중. 후반부터 서울 등지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예술가들이 하나 둘씩 스며들며 자연스럽게 예술인 마을이 형성되었고 이와 더불어 라이브카페, 레스토랑 등이 자리를 잡으며 일명 고모리 카페촌으로 입소문이 나고 방문객들이 늘어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후 경기침체로 업소들이 문을 닫으며 지역 전체가 침체되어 갔지만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과 지역의 뜻있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행사 등을 기획하면서 지역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

최근 들어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늘어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으나 이에 편승하여 바람직하지 않은 변형된 숙박시설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이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또한 최근 추진되고 있는 K-디자인 빌리지 사업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들도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개발사업은 기존의 지역 주민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지역에 스며들며 안착해야 성공 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파주 출판단지나 헤이리 마을 사업도 많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지역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주민들과 완전하게 통합하지 않고 특별한 자기들만의 리그로 살아가는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또한 이 사업의 해당지역은 고모리 예술인 마을과 함께 앞서 말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 지역의 핵심지역은 아니지만 완충지역 및 전이지역에 포함되는 지역으로 새로운 환경으로의 개발에는 자연환경과 생태 관련한 많은 고민이 있어야한다.

다시 말하면 광릉 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K-디자인 빌리지, 고모리 예술인 마을은 하나의 동일한 권역에 존재하고 있으며 따라서 경기도와 포천시는 K-디자인 빌리지 사업 개발계획을 하면서 이들 세 가지의 특성을 동일권역으로 묶어 기존 환경과 새로운 환경이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지역 실정에 맞는 적정 규모 및 용도의 시설 입지 계획, 차량 통행계획 등 개발계획 및 지구단위계획이 수립 되도록 해야 한다.

K-디자인 빌리지 사업이 많은 예술가들과 지역주민들의 오랜 노력으로 형성되고 유지되어온 문화마을 인근에 새로 조성되는 사업인 만큼 고모리, 직동리의 현재 거주민들과의 동질성을 찾아야하며 서로 상생 할 수 있는 계획이 되어야 성공 할 수 있다.

혹시라도 느닷없이 생긴 새로운 마을주민들이 특권의식으로 유·무형의 울타리를 치고 자기들만의 새로운 리그를 만들어 간다면 끊임없이 기존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유발될 것이고 성공한 사업이 될 수 없다. 이를 위해 사업 주체측은 사업진행과정에서 지역 주민 및 지역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과의 진솔한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과정들이 사업을 지연시키고 비용을 증가 시킬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충분한 소통의 과정을 통해서 기존지역과 상생하는 사업계획이 되어야 서로의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경기도나 포천시가 의도하는 좋은 사업으로 성공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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