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소잃고 외양간 고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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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소잃고 외양간 고칠까
  • 조용만
  • 승인 2016.02.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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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상명대 국방정책학 교수


2015년은 국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발생한 한해였다.

국제적으로는 지금도 끊이지 않는 IS테러와 국제난민, 환경파괴에 따른 자연재해가 가장 많았으며, 국내적으로는 3월에 발생한 리퍼트 주한 미대사의 테러사건, 4월에 3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사건, 5월부터 12월까지 218일간 온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 등이다. 2016년이 한 달 보름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작년과 같은 사고나 재해에 대한 대비가 과연 얼마나 진척되었을까?

첫 번째로 되짚어 보고 싶은 것이 제2의 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비책이다. 2014년의 신종 감염병 에볼라에 대한 차단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이 2015년 메르스 감염병 대비책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들어냈다.

신종 국제 감염병의 발생 차단은 공항이나 항구의 검역체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2015년 6월15일 국토교통부의 공식 블로그에 “미국 교통보안청(TSA)이 실시한 인천공항 보안 평가에서 전 분야 모두 국제기준에 적합하며, “어떠한 문제점도 발견할 수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왔다고 자랑스럽게 밝혔으나 바로 그 시점인 5,6월에 메르스 방역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들어냈다.

그리고 새해 들어 수하물 처리 대란, 밀입국 방지 시스템의 허점 등이 또 노출되었다.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현재 남미를 강타하고 아시아까지 상륙한 지카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겠는가? 인천국제공항으로부터 1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사는 경기북부 시민들은 메르스의 악몽이 다시 오는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에 떨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로 확인하고 싶은 것은 재해예방대책이다. 2015년 1월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 사고는 도시형 생활주택인 대봉그린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인접한 드림타운, 해뜨는마을아파트와 단독주택 등에 불이 옮겨 붙어 5명이 사망하고 120여명이 다친 후진국형 참사사고였다.

파주시와 연천군은 임진강, 한탄강 및 한강을 끼고 있어 여름만 되면 집중호우의 악몽이 가시지 않는 지역인데 파주시는 2015년도에 국민안전처로부터 재해안전특별교부금 15억 원을 받았는데도 금년 여름에 재해를 막지 못한다면 큰 망신살이 뻗힐 것이다.

그리고 동두천은 2015년 10월에 안흥대교 정비공사를 하면서 폐콘크리트와 녹슨 고철들이 신천으로 유입되어 상수도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환경감시단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1931년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서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1:29:300이라는 통계적 법칙을 발견하였다. 우리 주변에는 사고위험요소가 도처에 깔려있다. 긴장을 늦추지 말고 우리 모두 신발끈을 고쳐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얼마 전 1월29일에는 인천국제공항의 입국장 옆 화장실에서 조악하지만 폭발물처럼 보이는 물체와 함께 아랍어로 쓴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라는 문구가 발견되어 보안 당국을 긴장케 했다.

IS테러 대상국 60개국에 포함된 한국은 아직도 테러방지법이 국회에 묶여있고 1월21일 중국인 부부의 밀입국과 1월29일에는 환승 비행기에 타지 않고 잠적한 베트남인을 공항 검색대에서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비자로 들어온 200만 명 가운데 무려 7,187명이 무단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는 기사도 있었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하면 대형사고나 실패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하인리히 법칙을 유념하고 우리 모두 눈에 불을 켜서 안전한 지역, 행복한 거주공간을 만들어 보자.

그리고 4월 총선에서는 말만 많고 허울만 좋은 정치인이 아니라 진정으로 발로 뛰고 주민을 위하는 ‘생활밀착형 정치인’을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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