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의 교육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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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의 교육적 가치
  • 제갈창수
  • 승인 2016.01.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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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창수 경민대 교수

지난 해 경기도 교육청이 경기도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의정부교육 지원청은 중고등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12년부터 연속 하락하여 2015년에는 드디어 경기도 내에서 최하위에 이르렀다고 한다.

교육부는 매년 전국적으로 중고교 학업 성취도 평가를 실시하는 데 이런 사태가 일회성도 아니고 몇 년간 지속되었다는 원인은 무엇일까? 기초학력 미달 사태는 학생들이 머리가 나빴다고 생각하기 전에 부모의 책임 교사의 책임 나아가서는 그가 사는 사회가 비민주적인 까닭에 기회를 균등하게 주지 못했기 때문인가?

한북신문 2015년 12월 17일자 기사에 의하면 지역의 일부 교육계 인사는 면학 분위기에서 찾고 있다. 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면학 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빠져나갔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그 자리를 충원되었기 때문이라 한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 관계자는 우수학생이 타 지역으로 전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이란 단순한 생물학적인 성숙과정만을 거치는게 아니다. 인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개인적인 존재인 동시에 사회적인 존재이다. 또한 모든 인간은 각각 독자적인 개성과 서로 다른 능력과 적성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이런 특성들을 개발하여 개인의 성장을 촉진시켜 최대로 이끌어내는 것이 교육의 본질적 기능이다.

그런데 그러한 개인의 성장 발달을 꾀하는 교육은 어떠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가치지향성을 떠나서는 성립할 수가 없기 때문에 교육의 개인적 관점에서 사회적 관점에로 이행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개인의 성장 발달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가능하므로 나홀로가 아닌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초학력 미달 사태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갖는 것은 학교교육의 중요성 때문이다. 사상가 존 듀이는 교육의 개념을 민주적 인간과 민주적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도 민주주의 국가를 목표로 하는 정치체제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의 말은 우리에게도 타당한 표현이 된다.

민주적 인간 육성은 개인의 독창성과 능력을 발휘하게 하여 타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도덕적인 품성의 습득을 의미한다. 민주적 사회란 다양한 이해관계를 용인하고 차이를 차별이 아닌 다양성으로 포용하고 자유롭게 교섭하는 상호 존중과 협동적 공존의 도덕적인 생활방식이 정착된 사회이다

그러나 우리는 민주사회는 민주적인 제도와 정책으로 가능하다는 선입견에 젖어 민주적인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이 전제되어야하는 본질을 망각하고 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학교법에는 "학생은 정당이나 노동조합에서 개최하는 세미나 등에 참여하기 위해 최대 일주일간의 결석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고 한다. 이런 교육 방침은 학생들에게 토론과 의사소통의 합리성 그리고 민주적 절차와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의 현실적 사회경험을 통하여 장차 민주시민의 품격을 기르기 위함이며 민주적 사회 실현을 위한 예비교육을 의도한다 학생들의 이런 교육의 힘이 바탕이 되어 오늘의 강국 독일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본다.

오늘의 학교교육은 몇 가지 이상적인 민주적 인간상을 지향하고 있다.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력, 다양한 의사표현을 존중하는 겸손의 미덕, 연대감을 통하여 서로 협력하며 민주적 사회 발전에 참여하는 책임감, 평화를 추구하여 인류애를 실현하고자 하는 능력을 기르고자 한다.

그런데 국가수준의 기초학력 미달 현상은 이러한 학교교육의 중요한 교육적 가치 실현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국가발전의 원동력은 청소년들의 교육의 힘에서 솟아난다.

의정부교육지원청장과 의정부시 의회의장 그리고 의정부 시장은 기초학력 미달 사태 해결에 각고의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 민주적인 시민을 키우는 학교교육이 행복도시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빵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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