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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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일까?
  • 서기원
  • 승인 2015.11.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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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의정부의료원 원목


살기도 바쁜데 왜 갑자기 역사타령일까? 역사(歷史)란 무엇일까? 역사가 무엇이기에 여당과 야당이 대립하고, 한국사회가 서로 입장을 달리하여 대립하는 걸까? 어차피 지나간 과거일 뿐인데, 누구의 입장에서 어떻게 쓰였건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역사를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4.19를 의거로 하건, 혁명으로 하건, 5.16을 군사 구테타로 하건, 혁명이라고 하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것은 그야말로 일부 사람들의 관심사 일뿐, 오늘 하루, 내일 하루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이야기 아닌가? 혹자는 위와 같이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왜 역사를 ‘올바로’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사마천의 『사기(史記)』나 헤로도투스의 『역사』 그리고 조선 시대의 기록인 『조선왕조실록』 같은 것들은 도대체 왜 쓰였을까? 오늘날 우리는 이렇게 역사를 기록한 사람들의 마음을 ‘올바로’ 알 길이 없다. 다만 우리는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역사를 남긴 사람들은 아마도 후대의 사람들에게 과거를 기억하고 자신들이 살았던 시대의 이야기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사람이 과거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그 과거가 자신의 미래와 연관하여 유리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다. 과거의 역사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마치 과거의 사실을 다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렇다면 타임머신도 없는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 마디로 자신의 욕심을 역사라는 이름으로 투영시킨 것이라 볼 수 있다. 여기서 욕심의 내용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미래에 주어질 나(의 가족) 및 내 주변 공동체의 이익일 것이다. 도대체 구체적으로 무엇이 이익일까?

우리의 의식을 결정하는 것은 지나간 과거에 대한 기억이다. 언젠가 후대의 많은 사람들이 내가 했던 일과 나의 가족을 안 좋게 평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여러 가지 차원에서 불편할 것이다.

당장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의 힘과 권력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과거 역사가의 관심과 현재의 역사에 대한 관심의 차이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역사가는 자신의 현재를 구체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현재 역사에 관심하는 사람은 타임머신의 도움 없이는 과거의 사실로 돌아갈 수 없다.

가족끼리 어제 똑 같이 같은 시간에 같은 곳을 여행하고 돌아와도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차이가 나는 법이다. 어제 있었던 일 중에 나의 경험과 서술만이 ‘올바른’ 것이고 나머지 것은 다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전지전능한 신의 입장에서나 가능하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려, ‘올바른’ 판단이 쉽지 않다고 생각될 때, 사람들은 ‘역사에 맡기자’고 말한다. 그렇다. 역사는 언제나 후대의 해석에 맡겨져야 한다. 만약 후대의 해석에 맡기지 않고, 계속해서 ‘올바른’ 역사를 주장한다면 그것은 역사라는 이름하에 수행되는 보험 들기 이외에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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