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도 대충, 선거공약도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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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도 대충, 선거공약도 대충
  • 권영일
  • 승인 2015.10.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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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신한대학교 교수

10월 28일 도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국회의원 선거와 시장 선거의 공약 그리고 도의원 선거와 시의원 선거의 공약을 보면 필자는 차이점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 얘기가 그 얘기, 그 공약이 그 공약인 것 같다.

공약이 두리뭉실해 무엇을 목표로 선거운동을 하시는 분인지 구분이 어렵다. 다시 말해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분의 공약인지 시장을 하겠다는 분의 공약인지, 도의원을 하겠다는 분의 공약인지 시의원을 하겠다는 분의 공약인지 헛갈려 판단이 어렵다. 그런데 이 분들의 역할은 지역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차이와 역할이 분명히 구분되어 있다.

후보당사자가 당선을 위해 지역현안이나 민원성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해당 선거의 취지에 맞는 공약을 준비하고 이를 검증받고 지지를 받아 당선되어야 하는 본래의 선거 목적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물론 자기가 출마한 곳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 당연하다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시장으로서, 도의원으로서, 시의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소신과 역할인데 이는 대충 아니면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일단 주민들을 현혹해 당선되고 보자는 얄팍한 속내가 우선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이 분들의 능력과 준비이다.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능력이나 소위 윗분들에게 잘보이는 능력, 줄을 잘 서는 능력으로 공천을 받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어 본래 선거취지에 맞는 능력을 갖춘 분을 후보로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김무성대표가 ‘오픈 프라이머리’라는 어려운 선거용어를 들고 나오고, 문재인대표가 ‘혁신’을 들고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하였든 지금의 선거제도하에서 선거목적에 맞는 좋은 후보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권을 행사하는 유권자들은 좋은 선택과 정확한 판단에 대한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선택과 판단의 어려움은 그들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선택의 어려움은 선택을 대충하거나 극단적으로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은 오히려 이런 상황을 더 바랄지도 모른다. 그래야만 그들만의 잔치와 리그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즉 유권자의 날카로운 선택보다 윗분의 영향력과 줄서기가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공약을 기대하기란 사실 애당초 어려운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공약도 준비없이 대충… 더더욱 나쁜 것은 후보선출도 철저한 검증없이 대충…

이런 것이 가능한 건 유권자를 우습게 여기고, 선거는 그들끼리 지지고 볶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생각 때문이다. 이런 대충 대충의 연출결과로도 충분히 그들의 목적이 달성되리라는 학습된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전제적 권력을 가졌다고 착각하는 그 분들과 시녀적 신분을 인정하는 정치후보자들의 중세적 사고가 현재의 정치시스템에도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부정적 상황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필자가 보는 해법은 늘 이야기되는 보편적 해법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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