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조급증이 포천에 석탄발전소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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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 조급증이 포천에 석탄발전소 불렀다
  • 허 훈
  • 승인 2015.08.1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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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훈 대진대 행정학과 교수


경기북부 여기저기에 발전소가 들어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고 인구도 적은 탓이다. 게다가 국가가 LNG가스를 활용한 복합발전소를 분산형전원개발이라는 이유로 장려하기 까지 했으니 전력사업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동두천에 수도권 최대 설비용량인 동두천복합발전소가 운영에 나섰고, 또 포천에는 LNG 복합화력의 포천파워가 가동 중이다. 앞으로도 대우포천복합발전소 등이 내년 포천서 운영할 예정이거나 건설 중에 있다.

복합화력은 천연가스 등의 연료를 사용, 1차로 가스터빈을 돌려 발전하고 가스터빈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열을 다시 보일러에 통과시켜 증기를 생산해 2차로 터빈을 돌려 발전한다.

열효율이 기존 화력발전소보다 10%정도 높고 공해도 상대적으로 적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연료로 사용하는 LNG의 가격탄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력도매사업자인 한전은 생산원가가 저렴한 원자력과 석탄발전소에서 먼저 전기를 사들인 뒤 마지막으로 LNG발전소의 전기를 사들인다. 그러다보니 올해처럼 전력예비율이 30%를 웃돌게 되자 이들 LNG복합발전소의 가동률은 40%까지 떨어졌다.

불똥은 우리 지역에 두가지 방향으로 튀었다. 첫째는 올해 상업생산에 들어간 지 두 달 만에 동두천복합발전소는 매물로 나왔고, 포천파워는 장기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는 등 지역의 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둘째는 새로 설치하고자 하는 발전소는 청정연료인 LNG대신 환경에 좋지 않은 석탄을 쓰겠다고 한다. 포천의 장자산업단지내 석탄발전소로 인한 갈등의 원인이 이것이다. 포천시가 처음에는 LNG복합발전으로 추진하다,

사업성이 없다는 개발자의 손을 들어주어 화력발전소로 바뀌게 되었다. 포천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연료로 쓰는 유연탄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고 전량 수입하는데, 하루 수백대의 석탄수송트럭이 매일 포천도심을 지나 발전소까지 탄가루를 날리며 운송되어야 한다.

또 유연탄은 WTO허용치 보다 훨씬 높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무연탄보다 연기를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건강에도 경관에도 좋지 않다.

전력수급의 장기적인 예측을 못한 국가도 잘 못이지만, 사업자들에 손쉽게 귀를 내주는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문제다. 지역발전에 자신의 성과를 얹으려는 조급증을 내다가 석탄발전소까지 갔다. 결국 시민의 건강과 미래에 물려줄 환경보다 사업자의 채산성을 먼저 생각해준 꼴이다.

생명과 문화를 존중하는 이 시대에 19세기 화석연료의 시대로 회귀하겠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경기북부가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것은 자연이다, 이제부터라도 후진국형 개발에 연연하지 말고, 우리 지역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역발상으로 극복하는 창조전략으로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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