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선 정직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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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선 정직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 권영일
  • 승인 2015.04.2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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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신한대학교 교수


우리에게 ‘대한민국에서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아주 실망스러운 결론을 낼 수 밖에 없는 짜증스러운 수 많은 사건들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에게 ‘원래 정치란 그런 것이야’라는 자조적인 푸념으로 외면하거나 욕이나 해대고 싶은 질문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성완종리스트가 정국을 흔들고 있는 지금 또 다시 이건 내일이 아니고 그들만의 일이라고 치부하고 외면하고 싶지만 불쑥 억울하다는 생각과 이건 아니지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일 것이다.

광복 후 대한민국 정부가 만들어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돌이켜 보건대 대형 권력형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과거보다는 제도나 의식이 많이 개선되고 향상된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만 권력형 비리를 예방하고 도려내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와 같은 일들은 민주국가의 근간인 3권분립의 원칙이 사회제도와 우리들의 의식 속에서 아직도 미완성이고, 이를 좀먹는 세력들이나 그들을 추종하는 세력들의 힘이 비정상적이지만 아주 단단하게 우리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사료된다.

더욱 더 나쁜 것은 그것을 받아 들이고 심지어는 부러움으로 바라보는 필자 같은 어정쩡한 지식인이나 몇 푼 손에 쥔 알량한 돈으로 세상의 높은 신 분이 되겠다고 권력 향락을 쫓는 천박한 자본주의 신봉자의 잘못된 생각과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 같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런 돼먹지 못한 생각과 태도를 그대로 두면 제2, 제3의 성완종리스트는 끊임없이 재생산되어 확대될 것이고 우리는 더욱 더 실망스러운 부패나 비리 소식을 접하게 될 것이다.

사실 권력을 잡고자 하는 행위가 모든 사람에게 일반적이지는 않다. 행위추구 자체도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인정된 특권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들의 노력을 인정하지만. 그러나 이 소수의 행위가 전체에게 미치는 영향은 너무 커서 먹고 사는 것뿐만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에 까지도 매우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국민 대다수의 의견이 강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인데 우리는 입으로 민주주의 이야기하면서도 행위는 비민주적 것을 동경하고 심지어는 인정하는 자세를 취하는 데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어 민주주의 본질을 잊은 지 매우 오랜 듯하다.

아니면 아직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치가 적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런지 ‘정직하게 살면 성공하기가 어렵고, 비리를 저질러야 잘 살 수 있다’는 자조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하다.

우리사회의 부패가 반복 재생산되는 비정상적 사회시스템을 대통령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은 비정상화의 정상화와 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이 외침은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형국으로 본질을 해치고 있어 오히려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도 듣고 싶지 않은 비리 뉴스를 들으며 격분하고 한 숨을 쉬지만 우리는 내일 또 똑같은 소식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또 내일도 또… 이 적폐와 악순환은 누가 끊어야 하는가? 정직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자조를 어떻게 바로 잡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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