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희 엄마의 외침 '함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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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 엄마의 외침 '함께 살자'
  • 제갈창수
  • 승인 2015.03.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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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창수 경민대 교수


선희 엄마는 영화 ‘카트’에서 5년 동안 정규직 되기만을 위해 더 마트에서 일하는 마트 계산원이다. 작년 11월 개봉된 영화 ‘카트’는 2007년 7월 비정규직 기간제법이 시행되기 전 6월 이랜드 그룹으로부터 계약 위반인 부당해고를 당했던 당시 홈에버 마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512일간 장기 파업사태를 다룬 영화다

영화는 세간에 주목을 받았던 직업노동에 있어서 '갑을'이라는 비인간적인 인간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계약위반인 일방적 부당해고를 하는 더 마트사측과 마트 계산원인 노동자의 관계, 불법 파업이라고 폭력적으로 탄압하고 체포하는 공권력과 사람대우를 해 달라, 함께 살자고 외치던 마트 노동자의 관계, 권력과 금권에 아부하는 '기레기'의 뉴스언론과 공정보도를 외치는 마트 노동자의 관계, 약속된 알바비를 떼먹는 파렴치한 편의점 사장과 수학 여행비를 벌기 위한 미성년 알바생 태영과의 관계 비열하고 부조리한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행복한 삶을 위한 한 가정의 절박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아픈 심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인간의 노동이 무참히 짓밟히고 무가치하게 대우받는 사회는 지속가능한 성장 사회도 미래지향적인 사회도 될 수 없다. 인간답게 살기위해서는 최소한도의 소득이 있어야 삶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최저임금제와 비정규직 문제로 인해 사회가 병들어 가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자료에 2014년 8월 최저임금 5210원 미만 노동자는 227만 명(12.1%)이다 공공행정 부문에서 최저임금 미달자도 13만 명이나 된다. 정부도 최저임금제도 시행을 위반한 셈이다.

2014년 통계청의 통계에 비정규직 660만 명 수준이다. 전체 임금노동자의 35%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2013년 비정규직의 임금은 140만원으로 정규직(299만원)의 47%에 불과하다.

동일노동에 동일임금이 아니니 기업은 비용절감이라는 이유와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선호한다. 이것이 소득 2만 불 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약 13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저임금 기업으로 비판받아 온 월마트는 오는 4월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연방 최저임금인 7.25달러보다 많은 9달러로 보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보수 경제학자들이 고용시장도 다른 상품 시장과 마찬가지로 수요 공급의 원리가 적용되고 ‘보이지 않는 손’의 지배를 받는다는 이론이 적용될 수 없는 현실적 증거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노동자의 임금은 버터나 옥수수 같은 상품과 똑같이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아니라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도 “임금 인상을 통한 노동소득분배율의 상승이 내수 확대의 원천이 돼 경제 성장과 고용 증대로 이어진다”며 “내수 확대에는 고임금 계층보다 소비성향이 높은 저임금 계층의 임금 인상이 더 큰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소득 없는 성장,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기이한 경제적 병폐를 치유하기 위한 방안이며 경제성장을 위한 선순환의 경제구조 구축의 토대를 제시한다.

실제로 노동자의 월급이 깎이면 소득이 줄고 소득이 줄면 소비 지출이 낮아진다. 기업의 생산품을 소비자가 사지 않으면 기업은 경영 악화의 길을 걷게 되어 내수경기 침체와 기업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악순환이 된다.

폴 크루그먼은 “최저임금 인상은 열악한 조건 탓에 자주 그만두는 노동자들에게 안정적인 노동환경을 창출해 줌으로써 기업에 대한 헌신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언급한다. 이 말을 깊이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사회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소득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민주사회 형성을 위해서 무엇을 변혁시켜야 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지 우리가 풀어야 할 숙명적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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