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사라진 늑대의 후손 '불개'... 種 복원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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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사라진 늑대의 후손 '불개'... 種 복원 가시화
  • 김기만
  • 승인 2014.10.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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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 한국토종견불개협회(가칭) 회장에게 듣는다




우리나라 토종견 ‘불개’를 아시나요?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토종견 ‘불개’를 완벽하게 복원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 하고 있는 이가 있다. 현재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에서 개인적으로 ‘불개’ 복원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칭) 강남규 한국토종견불개협회 회장(사진)이다.

“불개를 학계 관계 등 유관기관과 협조하여 복원 후 천연기념물 등재를 목표로 사육, 혈통보존 및 번식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양주 지역에 불개 테마공원’을 설립했으면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공익적 불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우리나라 토종견의 우수성을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며 강남규 회장은 토종견 불개에 대한 궁극적인 목표를 밝혔다.

기필자는 지인을 통해 ‘불개’ 복원에 혼신을 다하고 있는 강 회장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지난 8월말 본사에서 만남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만나자마자 ‘불개’에 대해 혹시 들어봤냐며 울대리 농장으로 지금 바로 가자고 권해서 얼떨결에 ‘불개’에 대한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농장을 찾게 됐다.

농장에 도착하니 지난해 10월27일 SBS TV동물농장에 ‘탈출견’으로 소개된데 이어 올해 8월12일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에 ‘빠비견’으로 출연해 화제가 된 2살짜리 ‘오스’와 영화에 출연한 영국신사 ‘헬리’가 낯선 방문객을 보자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이 동시에 짖어 다소 위협감이 느껴졌다.

울대리에 소재한 헬리네스토리 농장에는 동양대에서 고승태교수가 위탁한 불개 복원 표준 모델견들이 사육되고 있었는데 견사의 넓이나 청결함 그리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사육 환경이 부러울 정도로 잘 갖추어져 있었다.

농장으로 들어가 ‘오스’를 15분간 촬영 했다. 우리를 탈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자 강회장이 ‘오스’의 목줄을 풀었다. 혹시 덤비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금방 경계심을 푼 ‘오스’는 일반적인 애완견과 별 차이가 없었다. 아니 토종견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더 애교 만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강남규 회장은 “불개는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우리의 토종견입니다. 일제시대 때 군수물자로 대량 학살되고 그 후에도 민가에서 약개로 소문나면서 사라지기 시작해 현재는 멸종 위기 상태인 토종견”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불개’는 2002년 동양대 고승태 교수에 의해 한때 100마리까지 번식되었으나 혈통관리 및 개체관리 미숙으로 2012년 복원 사업이 실패로 종료됐다. 현재는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 ‘헬리네스토리’ 농장에서 강남규 회장이 고 교수와 학계 그리고 유관기관과 손잡고 복원연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개’는 늑대와 집 누렁이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이 있는 것처럼 일반 개와는 많이 다른 성격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집단 공격성이라던지 서열정리가 쉽게 되지 않는 면이라던지… 특히 외형적으로는 눈과 코 발톱 그리고 털색이 전체적으로 붉은 빛을 띠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끔 사진을 보고 진돗개 황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는데 그건 불개를 실제로 보지 못해서랍니다. 불개의 유전자를 분석해 보면 한국 토종견 진돗개와 삽살견 등과는 전혀 다른 독립개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답니다. 현재 양주시와 서정대와 불개 복원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며 현재는 모 생명과학 연구소와 유전자 데이타 베이스 축적중이고 차후 유전자은행을 설립할 예정입니다”

강회장은 지역내 어린이집 유치원등을 대상으로 무료로 불개 알리기 체험 활동으로 불개와 사진 찍기, 불개 종이모형 만들기, 불개 그림그리기 등을 전개 중이라며 관심 있는 기관은 언제든지 체험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같은 강 회장의 고군분투에 양주시 산림축산과와 농업기술센터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양주시에서 ‘불개마을 조성 및 테마사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해줄 것을 강회장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경주 지역의 토종견인 '동경이'가 복제에 최초로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복원사업이 활발하게 재추진되고 있는 토종견 ‘불개’ 역시 빠른 시일안에 완벽하게 복원 되어 진돗개·삽살개처럼 천연기념물로 지정받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불개의 특징
‘불개’는 눈, 코, 발톱 등이 붉은 것이 특징이며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폭넓게 분포한 고유한 토종개로 주장되고 있다. ‘불개’라는 명칭도 눈, 코, 발톱이 붉은 것으로부터 유래 됐다.

1930년대 일본에서 출간된 손진태의 조선민담집에 불개한 대한 설화가 채록된 내용이 있는데 1923년에 함흥에서 채록된 것으로 알려있다 또한 1952년 런던에서 출간된 정인섭의 한국의 설화에 실린 불개이야기는 1912년 언양에서 채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전에 따르면 ‘불개’는 늑대와 집개의 교잡으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개’는 과거 ‘약개’라 불리며 약용으로 많이 이용되면서 증식과 보존에 소홀하여 20여 년 전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더구나 60년대 말 야생늑대가 포획된 것을 계기로 사라졌다고 주장되고 있다.

불개는 체고 55cm 내외, 체장 65cm 내외로 털은 붉은 빛이 도는 장모종보다는 훨씬 짧은 푹신한 누런 털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개들은 코거울 일명 ‘비경’이 까만색인데 비하여 ‘불개’는 대체로 붉은색을 띄는 것도 특이한 소견이다. 귀는 일반적으로 선귀를 갖고 있으며 꼬리는 말리거나 곧은 형태를 보이며 털이 아주 풍성한 것이 특징이다.

다리가 길고 늘씬하며 주둥이가 다소 길어 마치 늑대나 여우 형상을 보인다. ‘불개’는 굴을 파고 새끼를 낳고 평소에도 굴 파기를 좋아하고 울 때 목을 쳐들고 우는 등 아직도 늑대의 야성이 남아 사나운 성품을 자주 표출하고 나무를 잘 타며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아주 강하고 용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의. 헬리네스토리 농장(010-9395-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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