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NO! 퀄리티로 승부"... '40년 화훼가업' 2代의 꽃 이야기
상태바
"재활용 NO! 퀄리티로 승부"... '40년 화훼가업' 2代의 꽃 이야기
  • 김기만
  • 승인 2014.04.25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성용 예삐꽃방 대표


“사람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꽃과 함께 같이 가는거 아세요?”

의정부는 물론 경기북부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플라워 마켓(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우성용 ‘예삐꽃방’ 대표(사진·46)를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의 첫날 오전 9시반경에 의정부 2동에 위치하고 있는 작업실에서 만났다.

1974년부터 부모님들이 양주 신산리에서 5000평 규모의 유리화실 형태의 화훼농원(가나안 농장)을 경영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우 대표는 자연스럽게 꽃과 함께 자랐다. 지금도 모친과 이모부가 신산리에서 화원(분화분, 각종 재료 등)을 운영하고 있는 ‘화훼 집안’이다.

부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대째 가업을 40년간 이어오고 있는 그는 “과거와 엄청나게 달라진 대형타이어 가게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창고형 복합플라워 매장’을 하고 싶습니다.

매장 뒤편에는 꽃을 재배하는 하우스가 있고 매장 앞에서는 싱싱한 꽃들과 함께 커피까지 팔 수 있는 마켓 말입니다” 앞으로는 꽃만 팔아서는 힘들 다는 그의 솔직함이 배어 있는 말이다.


우 대표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신한대학교(구 신흥대) 평생교육원 최고경영자과정 등 다양한 모임에 들어가 지금까지 많은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저의 경쟁자는 옆집의 작은 꽃가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건설회사, 핸드폰 매장,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을 하고 있는 오너들을 만나 경영노하우와 더불어 끝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고민하는 그들의 모습을 피부로 느끼며 많이 배웠습니다” 사회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군대를 제대한 후 곧바로 23세에 꽃 사업을 하겠다고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이 공부하기를 원했던 아버지는 아들의 요청을 거부했다. “아버지의 반대가 워낙 심해서 도움을 받지 못해 의정부 중앙극장 앞에서 좌판부터 시작했습니다.

80년대 후반 서울 이화여대앞에 유명한 꽃집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포장기술 등 수개월간 배우고 온 탓인지 제가 만든 꽃다발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꽃을 사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으니까요.”

“좌판 꽃 사업이 잘 되니까 아버지가 여러가지 도움을 주어서 6개월만인 1994년 ‘예삐꽃방’을 차리게 됐습니다” 2009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예삐꽃방’의 매장과 사무실 규모는 150평에 달한다.

지난해 4월부터 MBC 인기드라마 ‘금나와라 뚝딱’ 야외 촬영을 이 곳에서 토·일·월요일 번갈아 돌아가면서 매주 한번씩 6개월간 촬영할 정도로 아름답고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는 명소.

“우리는 폐화환 등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사가 있어서 100% 재탕하지 않습니다. 고객 대부분이 결혼식장에 서있는 축하화환, 장례식장의 근조 화환 등을 재탕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꽃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그는 축하 또는 근조화환의 가격을 적정(20~30만원)하게 올려 받음으로써 개인적으로 보내는 것은 지양하고 소속 단체 등에서 단체명으로 보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현재는 꽃집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미 적정가격 이하로 가격을 내린 상태. 이는 경영악화로 이어지고 살아남기 위해 고육책으로 꽃들을 재탕하게 된다. 결국 고객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서비스를 받게 되어 불만이 높아지고, 꽃에 대한 인식은 계속 나빠지고 있는 힘든 상황이라고 것이다.

2011년부터 4년째 의정부시 청소년문화공동체인 ‘십대지기’ 이사로 매달 5만 원씩 후원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솔선수범하고 있는 우 대표는 의정부와 양주지역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지난 3월 신한대학교 평생교육원 골프 클럽 회장에 취임했다. “120여명의 축하객들에게 튜울립을 한 송이씩 포장해서 선물로 드렸더니 반응들이 무척 좋았습니다. 퀄리티 높은 싱싱한 꽃을 집에 가져가서 화병에 꽂아두고 오랫동안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겁니다”

우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꽃을 선물 받으면 화병에 꽂아서 즐기기 보다는 바로 말려서 보겠다는 성향이 강한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꽃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꽃의 품질이 좋지 않아 선물받은 꽃이 금방 시들어 보기 흉해지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도 꽃을 오랫동안 싱싱하게 유지할 수 있는 선진국들의 기술 등 노하우를 배워서 미국이나 유럽처럼 ‘1주일 수명 보장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 나라에서는 1주일 안에 꽃이 시들어 버리면 100% 반품해 준다는 것이다.

“미래에는 모든 것이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을 화훼인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네덜란드 등 유럽으로 유학을 보내 선진기술을 배워고 익혀서 가업을 이어주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꽃집으로서는 드물게 지난 2011년 법인으로 전환한 ‘예삐꽃방’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플라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플라워 마켓과 플라워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꼭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