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요즘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있지만 보편적으로 가족이란 한 쌍의 남녀가 결혼하여 자녀를 키우는 상태에서의 구성원들을 말한다. 가족은 가족 구성원(특히, 자녀들)의 인격 발달의 기본 틀을 형성하고 문화적 관습과 가치관을 다음 세대에 전해주는 중요한 터전이며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이다.
즉 가족 내의 인간관계는 가족 밖에서의 대인관계의 기본이 되며 올바른 삶의 가치관과 성격 형성에 뿌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인하여 가족 내에 해결 안 된 문제가 심한 상태로 남아 있다면 가족 구성원에게 심각한 정신적 증상들(우울증, 불안증, 적응 장애, 약물이나 알콜 남용, 다양한 성격 장애 등)을 일으키며 이는 가족 내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국가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면 병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가족 상태는 어떠한 경우가 있는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가족 구성원의 질병과 사망, 부부의 이혼, 별거 등으로 가족의 항상성(homeostasis)이 깨져 가족의 위기(family crisis)가 생긴 경우이다.
특히 자녀가 어릴 때 어머니의 사망 혹은 부재는 모성 박탈(maternal deprivation)이 되어 자녀의 정서적, 육체적, 지적 발달 지연과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가족 내에 심각한 갈등이 있는데 그 근본 갈등을 회피한 체 어느 가족 한사람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속죄양(scape gout)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서로 적대적인 부부 관계에서 한 쪽 배우자가 자녀들을 자기쪽으로 끌어들여 나머지 배우자를 배제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부모가 자식에게 말과 행동이 모순된 메시지를 전해 자녀를 꼼짝 못하게 하는 이중 구속(double-bind), 각각 고립된 부모가 자녀에게 감정적인 보상을 원하는 가족분파(marietal schism), 그리고 자녀로 하여금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강요하는 결혼 편중(marietal skew)등이 있다.
그 외에도 가정폭력과 자녀학대 및 부모학대 등이 있으며 이런 여러 유형의 병적 가족 상황에서는 위에서 기술된 다양한 정신, 심리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족 내의 숨은 갈등을 파악하고 가족 내에서 건강한 의사소통을 하게하며 가족 구성원 모두 정신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톨스토이는 ‘불행한 가정의 모습은 제각기 다르지만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서로 비슷하다’ 라고 하였다. 우리 모두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떠올리며 지금부터라도 한걸음씩 다가서는 노력을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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