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한 사회의 시대적 변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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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지 못한 사회의 시대적 변화 요구
  • 제갈창수
  • 승인 2014.02.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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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창수 경민대학교 교수



작년 12월 모 대학의 한 학생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교내 게시판에 붙인 이후 21세기 우리 사회의 현실 상황에 대한 각계 각층의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88만원 청년세대가 그동안 습득한 지식의 안경을 통해 바라본 현실 인식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닐까!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가 도덕적 가치에 근거한 상호의존적인 체계로 이루어지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심정을 엿보게 한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가 만들어지지 못함을 이야기하고 소리쳐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보여진다. 이에 비추어 몇 가지 사태를 생각해 본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국민의 주권인 선거에 있다. 선거는 국민의 권력을 대변하는 행위이며 독재 권력과 공권력의 남용을 방지하는 합법적인 제도적 장치이다.

그러나 국가의 공공기관이 본연의 임무 수행에 전념치 않고 선거개입을 한다는 것은 국기를 흔드는 일이며 올바르지 못한 행위이고 공정치 못한 처사이다.

보수적 성향을 표방하는 국제적 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는 1970년대부터 각국 민주주의 상황을 평가하는 '세계의 자유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2014년 보고서가 공개됐는데 한국의 '정치적 권리' 수준이 2005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 이유는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의혹을 포함한 권력 남용과 부패 추문" 때문이라 한다.

"죽기 전에 송전탑 공사가 완전 중단되는 것을 보고 싶다" 지난 연말에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이 밝힌 새해 소망이다. 이미 몇 달전에 유한숙씨가 비관 끝에 음독 자살하였다. 그런데 한전과 경찰은 음독 동기를 '신변 비관, 돼지값 하락'등으로 허위 왜곡하여 본질을 호도하였다니 마음이 씁쓸하다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가 송전탑이 지나는 밀양 4개면 주민을 대상으로 정신 등 건강권 침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5명 중 4명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고 10명 중 1명은 극단적인 생각마저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부나 정치권은 중재 노력이나 해결방안을 강구하지도 않아 보이니 참 답답한 상황이다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가 희생해야 하는 논리는 개발독재 시대에 애용하던 용어다. 오늘의 민주국가에서는 그들의 기본적 인권 즉 행복을 보장할 의무는 국가에 있다. 국가는 이 사태를 해결할 의무가 있음을 대한민국 헌법은 적시하고 있다. 헌법을 준수하는 것이 바로 정의의 국가이다.

또한 비인격적인 대우와 근로환경 개선 그리고 낮은 임금 개선을 요구하면서 44일째 파업을 하던 모 대학의 청소노동자들이 천막농성을 26일 만에 조건 없이 접었던 사태이다.

이 사태에 대해 서로 상반된 시각이 드러났다. 대학 측은 "과도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단체"로 몰아부쳤다. 그리고 그 대학 총학생회는 "민주노총은 대학에서 철수하고 민주노총의 교섭상대는 용역업체이지 대학이 아니며 청소 파업으로 대학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반해 민주사회를 위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청소 노동자들은 대학의 어느 학생 교수 직원 못지않은 대학의 가족"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대학에 헌신하는 청소노동자들과는 노사 관계 당사자가 아니므로 책임이 없는 제3자라지만 대자보 한장 구호 한 장 노래 한 곡마다 한 달 급여에 해당하는 100만원씩 지급해 달라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누가 동의하고 옳다고 하겠는가 질문했다고 한다.

학문과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 운영이 기업의 경영논리에 잠식되었다.
그러나 뒤늦게 청소노동자들의 작업 중 잡담과 콧노래 등을 금지한 계약서를 용역업체와 체결한 계약서가 밝혀지고 그 대학이 해당 계약의 '갑'인 것으로 드러나 비난과 물의를 빚었다.

대한민국 헌법 32조에‘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 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처벌을 받지 아니한다’청소노동자들은 어머니 같은 연세에 해당되는 여자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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